<게임월드>엠페러, 전략 게임 황제 노린다

‘전략 시뮬레이션의 차원을 바꾼다’.

 ‘전략 게임의 명가’ 미국 웨스트우드가 다시 한번 사고를 쳤다. 이번에는 2차원(2D)이 아닌 3차원(3D), 그야말로 차원이 다른 전략 게임을 선보인 것.

 지난 92년 실시간 전략게임 ‘듄2’로 전략게임의 패러다임을 턴방식에서 실시간으로 바꿔 놓은지 꼭 10년만의 일이다.

 화제작은 지난 12일 전세계 동시 출시된 ‘엠페러-배틀 포 듄’.

 ‘듄2’가 전략 게임에 ‘리얼타임’이란 시간 개념을 창조했다면 ‘엠페러’는 3차원이란 공간 개념까지 도입한 가장 진화된 전략게임이다.

 웨스트우드는 이 게임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최근 경향인 ‘영화 같은 게임, 게임 같은 영화’를 그대로 반영한 야심작이라고 자랑한다.

 전세계 배급을 맡은 EA도 올해 유통할 타이틀 가운데 최대 히트작으로 ‘엠페러’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엠페러’의 가장 큰 강점은 3D 특유의 실감나는 그래픽. 유닛은 물론 배경이 모두 3D로 구성돼 게임 화면을 보고 있으면 마치 한편의 SF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또 화면을 360도 돌려볼 수 있는 자유로운 시점 변화, 배경을 당겼다 밀었다 하는 줌(zoom)기능 등 3D 게임 특유의 빼어난 공간활용이 이 게임의 백미다.

 방대하고 깊이 있는 싱글플레이도 ‘엠페러’만의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게임 결과에 따라 리얼타임과 턴방식이 혼용된 150여개의 다양한 시나리오가 전개된다. 전투도 한번에 승부를 가르는 방식이 아닌 ‘땅따먹기’ 방식을 채택해 승부에서 패하더라도 또 다른 미션에 도전할 수 있다.

 하코넨, 오르도스, 아트레이드 등 3개의 메인 가문과 5개의 하위 가문을 조합해 각기 다른 팀을 구성할 수 있는 것도 이 게임의 매력이다.

 8명이 동시에 멀티플레이를 즐길 수 있으며 난이도 조절기능도 갖추고 있다.

 그러면 ‘엠페러’의 국내시장 파급력은 얼마나 될까.

 전문가들은 한마디로 폭발적일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전략 게임 수요가 큰 데다 강력한 라이벌로 여겨져온 블리자드의 ‘워크래프트3’가 올 연말쯤에야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EA코리아도 흥행을 자신하고 있다.

 EA는 동영상을 포함한 CD 4장을 한글화해 국내 마케팅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또 각종 ‘엠페러’ 게임대회를 잇따라 개최하는 등 대대적인 물량공세로 ‘포스트 스타크래프트’의 왕좌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출시 시기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국내 최고 흥행작인 디아블로2의 확장팩인 ‘파괴의 군주’가 오는 30일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당분간 ‘앰페러’의 선전이 예상되지만 디아블로2 확장팩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EA코리아는 이미 지난해말 똑같은 악몽을 경험한 바 있다. 야심작 ‘레드얼럿2’가 ‘디아블로2’ 때문에 기를 못폈던 아픈 기억 말이다.

 차원이 다른 전략게임 ‘엠페러’. 이번에는 ‘디아블로2 악몽’을 깰 EA의 ‘킬러 타이틀’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