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마켓의 비즈니스 모델 중 성공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주목받고 있는 구매대행 모델이 고객사의 간접 비용을 그대로 떠안게 되는 딜레마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즉 기업은 간접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e마켓에 아웃소싱을 하지만 이 업무를 위탁받는 e마켓은 고객사가 늘어날 수록 인력을 늘려야하기 때문에 소싱을 위한 비용부담이 점점 커진다는 것이다.
이같은 지적은 구매대행 모델이 초기 e마켓이 정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모델로서 대다수 e마켓들이 전략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추세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이런 지적에 대해 구매대행에 주력하고 있는 e마켓 당사자들은 ‘새삼스러울 것 없다’는 반응이다. 구매대행 중심의 e마켓이 일반적인 중개형 e마켓보다 ‘소싱’에 큰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은 단순히 제품 경쟁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같은 우려를 방지한다는 의미를 이미 담고 있다는 것이다.
MRO코리아의 경우 파트너사인 그래인저사의 모델을 예로 든다. MRO코리아 지계문 이사는 “그래인저사는 연간 구매 볼륨이 300만달러 이하인 기업은 고객사로 받아들이지 않으며, 영업방식은 철저히 동일 업종, 유사 업종으로 확대를 기본으로 삼고 있다”고 말한다.
MRO코리아 역시 목표 기업의 조건을 연간 구매량 30억 ∼50억원 내외의 기업중 자사가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되는 배관자재류를 필요로 하는 기업에 주력하고 있다.
비즈엠알오 관계자도 “고객사를 무작정 늘리지 않고 유사 업종의 기업들로 차근차근 확대해 나가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와 함께 “사업 초기부터 업종전략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고객사 증가에 따라 간접비용이 비례해 늘어난다는 것은 기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e마켓 한 관계자는 “현재 e마켓의 수준은 업종 전략을 펼칠 만큼 여유가 없는 상황 아니냐”며 “유사 업종 전략을 아무리 잘 세워도 고객사 확보가 급급한데 늘어나는 비용부담은 난관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