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상반기 인기상품>경기 불황·PC 침체 주변기기 시장 `뒷걸음`

 전반적인 경기 불황 및 PC시장의 침체로 주변기기 시장 역시 지난해에 비해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도 컬러 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 것은 특기할만하다.

 잉크젯프린터는 PC시장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제품이다. PC시장의 부침을 그대로 따른다고 할 수 있는데 특히 윈도2000 대기 수요에다 인터넷PC 사업으로 유례없는 호황을 누린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판매 감소세가 눈에 띄게 드러난다. 올 상반기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25% 정도 판매가 줄어들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하지만 디지털카메라가 대중화되고 이에 따라 이미지 출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포토프린터는 꾸준한 판매 신장세를 보였다.

 레이저프린터 역시 지난해에 비해 10% 이상 판매가 감소했다. 특히 경기 활성화를 위해 정부에서 하반기 예산을 조기 집행하면서 행망용 수요가 늘어난 것과는 달리 민수 시장은 크게 줄어들었다는게 관련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행망용 시장을 제외하면 30% 정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험사 등을 중심으로 컬러 프린팅 수요가 늘어나면서 컬러레이저프린터 시장은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30만∼40만원대의 저가형 제품이 등장, 개인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판매가 늘어나고 있어 레이저프린터 대중화 시대를 알리고 있다.

 프린터, 복사기 등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다른 주변기기와 달리 스캐너는 이제 막 성장세를 타고 있는 주변기기라 할 수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서면서 필수 주변기기로 인식되며 PC번들 제품으로 자리잡기 시작했으며 정부조달 품목으로 등록되는 등 시장 확대의 계기가 마련됐다. 올 상반기에는 기존 CCD방식의 스캐너와 함께 CIS방식을 채택한 스캐너가 등장, 슬림한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끌었다.

 복사기 시장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프린터·복사기·스캐너·팩스 일체형의 디지털복사기는 미미하나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올해 전체 복사기 시장의 10%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프린터 시장과 마찬가지로 컬러 복사기 시장이 커지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그래픽카드 시장의 경우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미 엔비디아사의 GTS 및 지포스 MX 그래픽칩세트를 채택한 제품이 많이 팔렸으며 얼마전 출시된 지포스2 MX 200과 지포스2 MX 400 제품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캐나다 ATI사가 지난 4월 새롭게 선보인 그래픽카드 신제품인 레이디언 시리즈가 매달 5000∼6000개 정도씩 판매되며 엔비디아 제품 일색의 그래픽카드 시장을 경쟁체제로 이끌고 있어 하반기 시장 판도가 어떤 식으로 변화할지 주목받고 있다. 한편 관련업계에서는 하반기에는 행망용 PC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그래픽카드 시장도 호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