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면 가뜩이나 어려운 PC방 대부분이 문을 닫게 될 것입니다.”
PC방 업주들의 모임인 인터넷PC문화협회(회장 허명석·이하 협회)가 PC방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려는 정부의 방침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청소년의 흡연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취지는 좋지만 PC방이 청소년뿐만 아니라 대학생과 일반인들도 많이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고 모든 PC방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것은 행정편의적인 발상이라는 주장이다. 더욱이 PC방 이용자들은 몇시간씩 책상에 앉아서 컴퓨터 작업을 하기 때문에 흡연이 금지될 경우 상당수의 흡연고객들이 이탈해 가뜩이나 어려운 PC방의 경영난을 가중시킬 것. 따라서 협회는 PC방의 생존권 수호 차원에서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결의를 보이고 있다.
협회는 이미 지난달 PC방의 금연구역 지정을 추진하고 있는 보건복지부를 방문해 철회를 요구했으나 뚜렷한 성과가 없자 좀더 강력한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협회는 보건복지부가 제출해 국회에 계류 중인 국민건강증진법의 개정 저지 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도 청원서를 제출하고 여기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전국 2만3000여 회원을 동원한 대규모 집회도 불사하겠다”며 “한국담배소비자연맹 산하 ‘쾌적한 흡연환경 운동본부’와 공조해 금연지역 확대 반대운동을 전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회는 또한 금연구역 지정이 불가피하다면 PC방의 배치를 흡연석과 금연석으로 구분해 운영하는 방안도 차선책으로 검토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난 1월 청소년보호위원회와 시민단체 등의 요청에 따라 PC방 금연구역 지정 등을 내용으로 한 국민건강증진법개정안을 제출했으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정부청사·학교·유치원 등은 물론이고 청소년의 출입이 가능한 PC방 등을 전면 금연구역으로 지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최승철기자 rock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