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제품 문제로 한 차례 소동을 겪은 컴팩코리아가 최근 병행수입제품에 대해 사후관리(AS)를 해주지 않기로 하면서 병행수입업자와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누구나 수입해서 판매할 수 있는 병행수입이 전면 허용된 데다 인터넷 등 해외 가격과 국내 가격을 실시간으로 비교할 수 있는 수단이 등장, 앞으로 병행수입이 크게 늘 것으로 보여 이의 처리 여부가 주목된다.
노트북 전문 사이트인 노트북인사이드(대표 김유식 http://www.notebookinside.com)는 최근 컴팩코리아가 기존 관행과 달리 컴팩코리아를 거치지 않고 수입한 제품에 대해 AS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 소비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트북인사이드는 지난 1월과 5월 컴팩의 아마다 M700 제품을 미국에서 수입, 국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공동구매 행사를 개최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행사 전에 컴팩코리아 측에 AS를 문의한 결과 M700의 전세계 품질보증 기간인 3년 동안 AS를 해주겠다는 확인을 받았다”며 “그러나 병행수입제품이 늘어나자 이런 방침을 뒤집고 더이상 AS를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구매고객은 물론 노트북인사이드도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컴팩코리아 측은 “컴팩이 제공하는 월드와이드워런티 기본 방침은 개인 사용자가 여행이나 유학 기간에 구입한 컴팩 제품을 국내에 들여올 경우 AS가 가능하지만 컴팩 공인 유통경로를 거치지 않고 특정기업이 병행수입한 제품은 AS를 해줄 수 없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컴팩은 “하지만 국내 병행수입 물량이 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국내 고객 보호 차원에서 본사 측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병행수입이 늘고 있는 이유는 정부가 지난해 1월 병행수입을 전면 허용한 데다 미국 판매가격과 한국 판매가격의 차이로 인해 부가가치세를 내더라도 병행수입제품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노트북인사이드는 5월 행사에서 국내 시중에서 280만원에 판매되는 컴팩 아마다 M700을 이런 병행수입을 통해 238만원에 판매했다. 중·저가 제품의 경우 국내외 판매가격이 비슷하지만 고가 제품의 경우 가격차가 발생, 병행수입을 유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컴팩은 반품 뒤 수리돼 북미 지역에 한해 판매되는 리퍼수입제품에 대해 사후서비스를 본사 방침과 달리 1년간 해준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정품 구매고객 보호를 들어 다시 3개월 AS로 입장을 번복한 바 있다.
<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