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터 시장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작은 크기와 높은 선명도를 자랑하는 DLP 프로젝터가 기존 LCD 프로젝터의 위치를 위협하며 차세대 프로젝터로 떠오르고 있다. 전세계 주요 업체들이 출품한 프로젝터 등 각종 디스플레이가 한자리에 모인 인포컴2001은 이 같은 추세를 극명하게 보여준 행사였다.
13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된 인포컴에서는 출품된 전체 프로젝터 120개 모델 중 무려 50개 모델이 DLP 프로젝터다. DLP 프로젝터와 함께 이번 전시회에는 크기를 대폭 줄인 LCD 프로젝터와 3000∼4000안시급의 고광도 LCD 프로젝터도 주력제품으로 등장해 관심을 모았다.
이번 인포컴의 최대 관심은 DLP와 LCD 프로젝터의 시장주도권 다툼이었다. 조용하면서도 격렬한 싸움 속에서도 올해는 DLP 프로젝터의 우세를 점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지난해까지 전세계 프로젝터 시장점유율을 보면 LCD와 DLP의 비율이 77대 23을 기록하던 것이 올해는 67대 33으로 그 폭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기존 LCD 프로젝터업체들은 모바일 타입으로 소형화되고 있는 DLP 프로젝터의 등장에 바짝 긴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예컨대 플러스는 1000안시급의 DLP 프로젝터를 이번 전시회를 통해 처음 선보였다. 이 제품은 세계 최경량의 1㎏대를 구현한 것으로 소형·경량화가 가능한 DLP 프로젝터의 진수를 선보인 것이다. 또 3칩을 적용한 시네마용 DLP 프로젝터가 대거 선보인 점도 LCD 프로젝터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이 같은 DLP 프로젝터의 약진에 맞선 산요·소니·엡손 등의 LCD 프로젝터업체들은 3000∼4000안시대의 고광도 제품을 대거 출시했다. 아울러 가격인하를 통해 경쟁력을 회복하려는 움직임도 두드러지고 있다. LCD 프로젝터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출품된 제품의 전체적인 가격이 20∼30% 정도 하락해 업계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플러스사가 선보인 DLP 프로젝터 ‘V-시리즈’는 세계 최소형 프로젝터로 모델들이 직접 손으로 들고 다니며 설명할 정도로 작고 가볍다. XGA 및 SVGA급 두 종류로 크기는 5.6×7인치며 두께는 1.8인치다. 이 제품은 또 쇼트 포커스 렌즈를 장착해 가까운 거리에서도 정확한 이미지를 연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밝기는 XGA급이 800안시, SVGA급이 700안시다.
파나소닉은 DLP 방식의 3세대 프로젝터 PT-D8500U 모델을 주력제품으로 내놨다. 이 제품은 3개의 초소형 반사경을 장착한 패널을 사용, 무려 7000안시급의 밝기를 낸다. 또 10비트의 디지털신호처리기(DSP)로 뛰어난 화질을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소니는 스마트 프로젝터라 불리는 프로젝터 ‘VPL-FX50’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PC 없이도 프레젠테이션이 가능하며 PC와 연결할 경우에는 같은 네트워크로 모든 PC를 쉽게 연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PC 없이도 윈도와 같은 운영 프로그램을 자체 보유하고 있어 LAN과의 호환성도 뛰어나다.
디지털 프로젝터의 선두주자로 불리는 인포커스사는 콘퍼런스나 야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DLP 프로젝터 ‘LP530’을 선보였다. 무게 2.6㎏의 이 제품은 동급 무게에서는 가장 밝은 2000안시를 자랑한다. 한 개의 칩을 사용해 2000안시까지 나올 수 있는 이 제품은 앞으로 DLP 프로젝터 시장에서 새로운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인포커스사는 설명했다.
이번 인포컴에서 가장 많은 신제품을 출시한 NEC는 출품된 제품 중 가장 밝은 8000안시를 자랑하는 나이트호크(Nighthawk) 시리즈 중 SX10000을 새로 선보였다. 3칩을 장착한 DLP 방식의 이 제품은 현재 크기를 줄이는 것만이 마지막 과제라고 NEC 측은 설명했다.
엡슨은 4.5㎏의 포터블 LCD 프로젝터 810P, 800P, 600P 세 제품을 주력제품으로 내놨다. 1500∼2000안시급의 이들 제품은 학교용으로 제작됐음에도 무게를 크게 줄인 것이 특징이다. 이 제품은 동급의 다른 제품과 비교해 가격과 밝기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게 엡슨 측의 설명이다.
이밖에 샤프는 1100안시급의 M15X와 4700안시급의 시네마용 V10X를 선보였으며, 바코사는 3700안시급의 LCD 프로젝터 X500을 주력제품으로 내놨다.
<라스베이거스=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