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캠퍼스]대학 4년생 졸업인증제로 골머리

졸업을 앞둔 4학년 학생들이 졸업인증제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졸업인증제는 정규학점 이외에 토플이나 토익 등 학교가 정한 영어 테스트나 컴퓨터 자격증 등을 취득해야 졸업이 가능한 제도.

 지난 96년 성균관대가 처음 시행해 기업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특히 지난해 교육인적자원부가 대학교육의 질적 관리방안으로 졸업인증제를 제안하면서 올해에는 전국 대부분의 대학이 이 제도를 잇달아 도입했다.

 하지만 이 제도의 의도는 좋았지만 졸업을 앞둔 4학년생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들은 학칙에 정해져 있는 학점을 이수하랴, 졸업 논문 작성하랴 바쁜 와중에 졸업인증제라는 커다란 짐을 한가지 더 안게 된 것이다.

 현재 졸업인증제를 도입한 대학은 10여개 정도.

 성균관대는 ‘인성품’, ‘정보품’, ‘국제품’의 ‘삼품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사회봉사활동을 30시간 이상 실시(인성품)하고, 교내에서 실시하는 e테스트(e-Test)에서 4급 이상을 획득하거나, 정보관련 자격증을 취득(정보품)해야하며, 토플 500점·토익 650점·G-TELP Level 2 이상을 획득(국제품)해야 졸업이 가능하다.

 또 이화여대도 영어인증시험과 컴퓨터 분야에서 일정 수준의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 ‘이화인증제’를 실시하고 있다. 영어인증의 경우 토익 730점, 토플 550점, 텝스 638점 이상을 획득해야 하며 정보인증의 경우 공인자격시험에서 합격하거나 별도의 교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숙명여대도 올해 신입생부터 졸업 시 졸업 논문 또는 해당 학과의 교육과정에 부합되는 실험실습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학생들은 영어자격시험(SMU-MATE)에 합격해야 하며 정보능력인증을 받아야만 하며 이 3가지 졸업인증제를 통과하지 못하면 학사학위를 수여하지 않고 수료증만을 교부키로 했다.

 이밖에 경희대·포항공대·중앙대·한양대·수원대 등도 대학 졸업자들에 대해 인적 자원으로서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한다는 취지로 다양한 방식의 졸업인증제를 도입,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대학생들은 대부분의 대학에서 졸업인증제로 실시하고 있는 영어능력평가는 문화적 식민주의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고 졸업인증제 자체가 대학생을 인적 자원으로만 파악하게 하여 인간성을 저버리고 획일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성균관대 L군은 “고학년이 되면서 취업 준비하기에 바쁜데, 삼품제의 항목들이 너무 까다로워 신경이 많이 쓰인다”며 “학생들도 이러한 인증과목들을 그냥 형식적으로 따야만 하는 자격증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어 당초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화여대 K양도 “전공과 전혀 관련이 없는 것들이 인증대상이 되다보니 학생들의 관심이 낮을 수밖에 없다”며 “각 학과별 특성에 맞게 졸업인증제를 세분화했으면 한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명예기자=권해주·한양대 postman666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