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 남상희 교수
엑스선은 지난 1895년 뢴트겐에 의해 처음 발견된 이래 필름을 통해 인체내 정보를 영상으로 표현, 진단하는 것을 가능케 했으며 이로 인해 현대 의학의 발전과 의료 산업계의 발전에 크게 기여해왔다.
그러나 기존 필름이란 매체를 통한 아날로그 영상은 디지털 영상의 시대적 조류에 접해 그 내재된 문제점들이 서서히 표출되면서 필름 형태의 진단영상은 이제 시대적으로 사라져가는 전환기에 서 있게 됐다.
필름 방식은 필름의 법정 보관 연수(5년)에 따른 필름 보관장소의 문제, 현상과정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 환자 진료시간의 지연, 필름 분실과 같은 데이터의 통합 관리 등 문제점들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필름 방식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1980년대 후반부터 선진국을 중심으로 디지털 방사선 검출기(Digital Radiography Detecter)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검출기란 엑스선 영상을 필름없이 직접 엑스선 조사에 의해 영상검출 센서에서 발생하는 인체내 정보를 전기적 영상신호로 검출해 디지털 이미지를 획득하기 위한 장치다.
우리나라도 지난 90년대말부터 보건복지부와 산업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삼성전자, 한국전기연구소, 인제대학교, 메디슨, 리스템 등 산·학·연 등에서 디지털 방사선 검출기를 상품화하기 위한 연구 개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약 10년 늦게 디지털 방사선 장치에 대한 연구 개발을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순수 국내 기술력만으로 시제품 형태의 검출기를 만들어 단기간에 디지털 의료영상을 획득하는 놀라운 저력을 보였다.
또 디지털 방사선 검출기 분야의 선진업체인 미국 DRC의 디지털 방사선 장치 진단 영상과 비교해 볼 때 국내에서 획득한 디지털 영상은 고해상도인 데다 영상평가를 위한 지표에 해당하는 MTF(Modulation Transfer Function), DQE(Detective Quantum Efficiency)에서도 높은 수치를 보여 우리의 검출기 기술이 세계적 수준에 올라선 것으로 평가받았다.
실제 우리나라가 개발한 디지털 방사선 검출기의 고분해능, 넓은 대역폭, 진단능력 효용성은 삼성의료원, 서울대학교 그리고 일산 백병원에서 기존의 필름과 외국산 제품에 비해 탁월한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게다가 검출기 핵심 기술의 총체인 TFT의 국외 수출은 국내 기술력의 엄청난 잠재성을 대변해 주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방사선 검출기는 방사선 영상을 검출하는 방식에 따라 크게 직접방식과 간접방식으로 나누어지며 우리나라는 첨단 기술을 요구하는 직접방식의 디지털 방사선 검출기를 상용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직접방식은 비정질 셀레늄(또는 비정질 실리콘)과 TFT를 이용해 인체를 투과한 방사선에 의해 발생되어진 전기적 신호를 직접 검출하는 방식으로서 현재 DRC, 도시바 등의 업체들이 상품화에 적극 나서고 있어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간접방식은 GE, 필립스, 스위스레이 등에서 개발하고 있으며 이는 방사선을 가시광선으로 바꾸어주는 CsI과 같은 형광물질을 사용해 형광체에서 발생되어진 빛을 CCD 혹은 광다이오드 등의 수광소자를 사용하여 방사선 영상을 획득하는 것으로 우리가 개발중인 직접방식에 비해 해상도가 떨어진다.
2004년 기준으로 이러한 디지털 방사선 검출기는 세계 시장에서 연간 15억달러 이상의 규모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디지털 영상의 임상가치는 높게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세계적 선도 기술 수준인 국내 디지털 방사선 검출기 분야에 정부와 산·학·연이 좀더 연구개발에 힘을 기울이면 세계 시장에서 GE(21%), 지멘스(20%), 필립스(20%), 트렉스, 도시바 등 유수 업체들을 당당하게 제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