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디스플레이산업>(5)가격반등 시점

 디스플레이 가격이 언제쯤 바닥을 치고 오를 것인가.

 세계 디스플레이업계의 관심은 첨단기술이나 제품에 있는 게 아니다. 온통 가격 동향에 가 있다.

 1년 넘게 디스플레이 가격이 곤두박질하면서 브라운관과 LCD업계는 심각한 채산성 악화에 시달렸다. 사업 포기, 매각도 잇따라 가격 하락은 디스플레이업계를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다만 최근들어 하락세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바닥이 멀지 않았음을 예고했다.

 가격 반등의 기대는 특히 10인치 이상 대화면 LCD 생산업체에서 높다.

 일부 품목에선 원가선까지 하락했던 대화면 LCD 가격은 일부 업체의 생산중단 선언을 계기로 하락세가 거의 멈춰졌다.

 또 업계는 애초 2분기와 3분기에 최대 20%까지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실제로는 10% 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특히 비수기인 2분기에 가격 하락세가 급격히 둔화된 점에 주목한다. 현 가격 수준이 3분기까지 유지되고 4분기부터 조금씩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본격 반등시점을 수급이 균형을 이루는 내년 중반께로 보고 있다.

 업계는 또 일부 시스템업체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값이 쌀 때 미리 구매하려 들 수 있어 가격 상승 시점이 3분기말께로 당겨질 가능성도 있다고 점쳤다.

 대화면 LCD와 달리 휴대폰, 개인휴대단말기(PDA)용 중소형 LCD의 가격은 앞으로 더욱 하락할 전망이다.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일본 업체를 중심으로 공급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SID2001’에서도 도시바, 히타치, 산요 등 일본 업체들은 2∼8인치대의 중소형 LCD를 대거 전시해 하반기 이후 제품 생산이 급증할 것임을 예고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일본 샤프의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그동안 중소형 시장을 적극 공략했으나 대화면 LCD의 가격 하락이 중소형 시장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여 역으로 대화면 LCD의 생산 확대를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브라운관의 가격 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모니터용 브라운관(CDT)은 강력한 경쟁 제품으로 등장한 모니터용 TFT LCD의 가격 하락에 힘입어 하락 폭이 크다.

 특히 세계 CDT업체들이 최근 인건비가 낮고 수요처가 많은 중국으로 생산시설을 이전하면서 가격 하락을 부채질할 전망이다.

 CDT에 비해 수요가 안정적인 컬러TV용 브라운관(CPT)의 경우 가격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CPT는 평면, 와이드 등 디지털TV용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올해 말께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CPT는 다만 양산단계에 돌입한 경쟁제품인 PDP의 출시가 활발해질 경우 수요에 영향을 받을 수 있으나 아직은 초기이며 화면 크기에서 수요가 달라 당분간 별다른 변수는 안될 전망이다.

 아직도 소비자가 선뜻 구매하기 힘들 정도로 값비싼 PDP는 TV업체들이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제품 판매에 들어가면서 가격 하락세가 급진전할 전망이다. 유기EL 역시 컬러 보급형(STN) LCD 및 저온폴리 TFT LCD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여 내년 이후 가격 하락세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측됐다.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의 관계자들은 “공급이 초과된 상태에서 한번 내려간 가격이 올라가기는 힘들지만 전반적인 분위기가 호전되고 있다”며 “해상도와 휘도를 높인 고가 제품의 영업 확대와 단위 생산량 증대를 통한 생산성 향상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