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주식시장에선 양승택 정보통신부 장관의 말 한마디에 또다시 동기식 차세대이동통신(IMT2000)주의 주가가 출렁거렸다.
양 장관은 지난 1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 출석해 동기식 컨소시엄과 관련, “LG텔레콤 단독의 컨소시엄에는 동기식 사업권을 부여할 수 없으며 제3통신사업자 구축을 위해서는 다른 사업자들과의 연합이 먼저 선행돼야 한다”고 보고했다. 또 “(업계가 주장해 온)동기식 출연금 삭감은 없다”고 못박고 “비대칭(차등)규제를 통한 시장지배사업자에 대한 시장점유율 규제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통신시장 구조조정을 위해 동기식 사업권을 인센티브로 제공할 뿐 비동기식과 똑같은 조건으로 사업자를 선정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날 ‘양승택 수혜주’로 최근 증시에서 부각받던 LG텔레콤은 실망매물이 쏟아지며 전날보다 740원(9.83%) 하락한 679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하나로통신도 80원(2.10%) 하락한 3730원까지 떨어졌다.
증시전문가들은 양 장관의 이번 발언은 정보통신부에서 밝혀왔던 정책을 번복하는 결과로 향후 동기식 사업권 자체가 불확실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하위 통신사업자 통폐합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나 현재로선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의 통합 컨소시엄 구성마저 경영권 보장 문제로 난관을 겪고 있어 타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증시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동기식 사업자의 출연금 삭감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인 현 시점에서 ‘출연금 삭감은 없던 일’로 되돌림에 따라 동기식 사업자에 대한 수익전망을 어둡게 만들었다. 서용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비동기 사업자에 비해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동기 사업자가 똑같은 출연금을 부담한다면 관련업체의 주가전망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며 “일관되지 못한 정통부의 동기식 사업자 육성정책도 시장의 신뢰를 져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양 장관이 LG텔레콤이 주장하고 있는 컨소시엄의 사전합병에 대해서도 LG텔레콤 단독일 경우에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임에 따라 그동안 유상증자 방식의 동기식 컨소시엄 구성을 희망해 왔던 LG텔레콤의 구상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이는 LG텔레콤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현대증권은 이날 이와 관련, “정통부의 동기식 정책 혼선으로 LG텔레콤과 LG전자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LG텔레콤은 동기식 컨소시엄 구성의 불확실성이 가중됨에 따라 투자등급을 마켓퍼폼(시장중립)으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독자적으로 동기식 사업권 획득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는 하나로통신도 정통부의 통신정책 혼란으로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공산이 커졌다.
반영원 굿모닝증권 연구원은 “이번 양 장관의 발언은 모멘텀 부재에 시달리고 있는 통신서비스주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동기식 사업자에 대한 확고한 정책이 마련되기 전까지 관련주의 주가상승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