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판디스플레이(Flat Panel Display)부문은 앞으로 몇 년 동안 대규모 투자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목할 만한 여러 가지 새로운 기술이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안에 수동 매트릭스 방식 유기발광다이오드(OLED:Organic Light-Emitting Diode)가 개발되고 오는 2002년까지는 능동 매트릭스 방식 OLED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때쯤이면 플라스틱을 디스플레이의 재료로 사용하게 될 것이다. 또 오는 2005년 이전에 전자종이 디스플레이가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능동 매트릭스 LCD는 컬러이미지와 비디오프레임 처리속도에서 CRT와 거의 맞먹는 수준까지 올라왔으며 STN LCD도 성능이 상당히 개선됐다. 또 플라즈마 디스플레이(Plasama Display:PDP), ELD(Electroluminescent Display) 등 새로운 기술이 개발됐으나 아직은 완전한 컬러 브라운관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LCD의 크기가 작은 것도 그 적용범위를 제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현재 주로 많이 사용되는 제품은 10∼15인치인데 대부분의 워크스테이션과 비디오기기들은 19∼36인치 디스플레이를 채용하고 있다. 또 LCD의 해상도도 더 높여야 한다. 관련업체들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LCD를 개발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극복해야 할 난관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LCD기술이 오늘날과 같은 수준에 이르기 전까지는 가스 플라즈마 디스플레이와 같은 비LCD 평판디스플레이가 고품위 휴대형 컴퓨터 시장을 장악했다. 그러나 플라즈마 디스플레이는 가격이 높고 전력을 많이 소모하기 때문에 휴대형 컴퓨터시장에서 LCD 디스플레이에 밀려나고 있다.
이와 함께 ELD도 완전 컬러LCD의 도전을 받고 있다. 특히 흑백 전계 발광(EL) 디스플레이는 휴대형 컴퓨터와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 어느 정도 점유율을 차지했으나 완전 컬러 EL 디스플레이가 없기 때문에 PFD부문에서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또한 유기EL 디스플레이가 고체소자 EL 디스플레이 시장을 위협할 것이다.
아직까지는 FPD의 가격이 높고 수율이 낮기 때문에 휴대형 컴퓨터 이외의 제품에는 비교적 채용되지 않고 있다. 이제 CRT기술은 어느 각도에서나 이미지의 일그러짐 현상이 없는 수준까지 향상됐다. 따라서 현재 CRT가 가장 지배적인 디스플레이고 앞으로도 당분간 그러할 것이다.
만일 FPD의 화질이 컬러 CRT 수준에 이르고 가벼우면서 가격이 낮다면 대부분의 응용제품에서 CRT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나 현재 나와 있는 모든 FPD는 이들 주요 특성에서 수준이 미달하고 있다. FPD는 CRT와 직접 경쟁하기보다는 그들 고유의 특성과 성능에 적합한 부문을 목표로 해야 할 것이다. FPD를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분야는 휴대형TV, 휴대형 컴퓨터, 자동차 계기판, 항공기 조종실 및 각종 군사장비 등이다.
최근 기술의 개발로 LCD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휴대형 컴퓨터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FPD의 수요가 느린 속도로나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건전지를 사용하는 노트북PC와 가벼운 휴대형PC부문은 컴퓨터 시장에서 가장 성장이 빠르다. 이들 소형 제품은 용량과 성능이 향상됨에 따라 데스크톱 모델을 대체해 나가고 있다.
이밖에 FPD는 자동차, PDA, 휴대전화, 인터넷 단말기, 디지털다기능 디스크(DVD) 플레이어, 군사장비 등 분야에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작년의 경우 PDA부문에서는 FPD의 공급이 부족한 상태였다.
FPD와 더불어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기술은 디스플레이 드라이버와 패널재료 등이다. 드라이버는 암호화된 전자신호를 디스플레이 이미지로 변환하는 집적회로(IC)로 전계발광 및 가스 플라즈마 패널을 구동하는 IC의 비용이 흑백 디스플레이 전체 가격의 50%를 차지한다. 수요와 생산량이 증가하면 드라이버의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당연하다. FPD의 확대를 위해서는 드라이버의 가격뿐 아니라 전력소모량을 줄이는 한편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LCD패널의 소재는 디스플레이의 크기와 성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LCD의 규격이 점차 커짐에 따라 패널의 평면특성이 더욱 중요한 문제가 돼가고 있다. 또 디스플레이의 크기와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투명한 전도체다. 현재 LCD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전도체는 산화 인듐주석이지만 성능을 향상시키고 규격을 더 크게 늘리려면 더욱 투명한 전도체를 사용해야 한다. 디스플레이의 성능을 높여주는 다른 재료는 컬러필터플레이트, 편광프리즘, 광필름, 패시베이션(칩의 표면 보호막 도포) 코팅제 등이다.
FPD의 경쟁 기술제품은 CRT와 가상 디스플레이 시스템이다. CRT는 전력을 많이 소모하고 무거우며 부피가 크다는 문제점이 있다. 하지만 가격이 낮고 종류가 다양하며 영상의 미세한 부분까지 표현할 수 있다. 때문에 CRT는 아직도 FPD보다 우세하다. 흑백CRT와 비교할 때 FPD는 같은 수준의 해상도를 제공하지 못하면서 가격은 더 비싸다.
수준 높은 컬러를 표시할 수 있는 대형 FPD의 사용화는 요원하다. 반면 컬러 CRT는 이미 오래 전에 나왔고 가격면에서도 TV용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FPD와의 경쟁에서 매우 유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
현재 상용 및 군사용 제품부문에서 FPD와 경쟁할 가능성이 있는 ‘가상전자 디스플레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디스플레이의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가상전자 디스플레이는 사용자의 시각 전체를 포괄하는 3차원 전자영상을 제공해준다. 미국 공군 조종사용으로 가볍고 헬멧에 장착할 수 있는 가상 전자 디스플레이 프로토타입이 개발된 상태다. 이를 대화형 시스템으로 만드는데 필요한 복잡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가상 전자 디스플레이는 한 사람 이상이 사용할 수 없고 시스템 가격이 높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러나 앞으로 관련기술이 더욱 발전하고 가격이 내려가면 상용 및 군사용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용부문에서 통신 네트워크의 주파수 범위가 넓어지고 웹과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늘어나면 가상전자 디스플레이의 틈새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