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말 디지털TV 기술표준을 선정할 예정인 브라질이 일본 표준을 시험표준으로 채택하자 뉴욕타임스가 전문가의 말을 빌려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브라질의 통신규제당국인 아나텔은 최근 모바일서비스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일본의 표준을 시험적으로 지원키로 결정했다. 이는 브라질의 방송관계자들의 통상그룹인 BARTB(Brazilian Association of Radio and Television Broadcasters)가 시청자수를 늘리기 위해 버스나 자동차 등의 이동공간에서도 수신하는 데 적합한 TV신호를 선호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아나텔은 이번 선정에 앞서 디지털TV 표준으로 논의되고 있는 일본·미국·유럽 등의 3개 표준에 대한 현장테스트를 실시했으며 BARTB는 일본 표준이 일반 거실에서의 고정수신율이 높고 진보된 모바일서비스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했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미국 표준그룹인 ATSC(Advanced Television Standards Committee)와 일부 브라질의 엔지니어들의 말을 인용, 이번 테스트가 너무 작은 표본집단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모든 시스템에 대해 동일한 조건으로 데이터가 수집되지 않았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또 이 신문은 다른 국가에서 실시된 테스트에서는 오히려 미국의 표준이 다른 2개 표준에 비해 약한 전파로도 좋은 수신율을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선정결과에 대한 비판의 핵심은 일본 표준의 모바일서비스 능력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미국 표준을 선택할 경우 브라질이 규모의 경제에 따른 이점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뉴욕타임스는 브라질의 일부 엔지니어들이 TV 신호를 이동 중인 수신기가 수신할 수 있을 정도로 송신하게 되면 이미 위기를 맞고 있는 브라질 전기망에 타격을 줄 수 있으며 일본 표준이 고품질 모바일 신호를 보장할 수 없어 고선명 TV 등의 응용도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신문은 FTAAQ(Free Trade Area of the Americas in Quebec)가 남북 아메리카 대륙을 하나의 디지털 TV 표준으로 엮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어 미국 표준을 택하지 않을 경우 높은 TV 수신기 가격, 대미국 수출 원천 봉쇄 등의 문제를 겪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