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사의 카이로 그래픽 칩세트를 채택한 그래픽카드가 최근 잇따라 선보였지만 아직까지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말 대만 파워컬러사의 제품이 수입사를 통해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인 데 이어 6월 초에는 국내 업체인 슈퍼마이크로시스템(대표 윤제성)과 엠플러스텍(대표 김인회)이 카이로 Ⅰ및 카이로Ⅱ 그래픽 칩세트를 채택한 그래픽카드를 출시했다.
오주씨티엔(대표 설희천) 역시 테스트를 완료하고 6월 말까지 제품을 발표할 예정이며 미디테크(대표 정신영)도 6월말께 프랑스 길레모사의 카이로 그래픽카드인 ‘허큘리스 3D 프로펫 4000XT’를 국내 공급하는 동시에 자체 개발한 제품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출시된 지 한달 정도됐으나 아직까지 카이로 그래픽카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특히 몇몇 수입업체를 통해 처음 선보인 파워컬러사의 제품은 리콜 소동이 빚어지는 등 판매가 매우 부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출시된 카이로그래픽카드에 대한 각종 벤치마크 사이트의 평가도 평범하다거나 엔비디아 제품에 비해 성능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카이로 그래픽카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이같은 반응은 성능과 가격이라는 두가지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 각종 벤치마크 사이트와 마니아들 사이에는 화질과 3D 성능이 경쟁사인 엔비디아 제품에 비해 상당히 떨어지고 지원하는 게임 역시 빈약하다며 카이로 그래픽칩세트 제조업체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애초에 밝힌 제품 스펙과 동떨어지는 성능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가격 역시 문제가 되고 있는데 특히 수입 제품의 경우 경쟁사인 엔비디아 제품보다 성능은 떨어지면서도 비슷한 가격대에 판매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카이로 그래픽카드를 제조하겠다고 밝힌 국내업체들 역시 카이로 그래픽칩세트의 성능이 떨어진다는데 대해 인정하고 있다. M사의 한 관계자는 “게임 지원이나 3D 성능 등 다소 문제를 안고 있지만 가격대 성능비는 무난하다”며 “초기 제품인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카이로 그래픽카드를 출시하면서 가격을 인하하고 있고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역시 카이로Ⅰ과 카이로Ⅱ 그래픽칩세트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 때문에 차기 제품인 카이로Ⅲ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만큼 개선 가능성이 있다”며 “카이로 그래픽카드의 장래에 대해서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카이로 그래픽칩세트가 선발업체인 엔비디아 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획기적인 성능이나 특색이 없다는 점을 들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