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지털배 KIGL 2001 전반기는 스타크래프트 부문에서 간판선수인 김가을이 선전한 게임아이가, 피파부문에서는 이지훈 등이 활약한 KTF 매직엔스가 1위 자리를 지키면서 막을 내리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스타크래프트 1.08패치 버전이 등장함으로써 게임의 판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치열한 라이벌전을 벌여왔던 ‘김가을-김인경’ 구도에서 ‘김가을-박윤정’ 구도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피파2001에서는 KTF 매직엔스 이지훈이 살아나고 있어 삼성전자 칸의 박윤서와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올 하반기 여성 스타크래프트 최고의 유망주는 테란의 맹장 KTB 퓨처스 박윤정이다.
스타크래프트 1.08패치 버전에서는 테란의 기능이 그 어느때보다 강화됐기 때문에 그동안 테란을 앞세워 각종 게임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둬왔던 박윤정이 여왕으로 등극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게 게임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이에따라 KTB 퓨처스는 박윤정의 지능적인 테란에 속도가 붙었다고 보고 많은
전략과 전술을 준비하고 있다.
월등한 실력을 발휘하며 선두를 지켜온 게임아이 스틱스 김가을의 각오도 새롭
다.
그는 그동안 즐겨 써오던 저그를 버리고 프로토스나 테란으로 경기를 펼치는 등 본격적인 랜덤플레이어로서 발돋움을 꾀하고 있어 시즌 우승에 대한 집념이 어느 누구보다 강렬하다.
문제는 지난해 우승자인 삼성전자 칸 김인경이 얼마나 이같은 구도를 변화시킬 것인가 하는 점이다. 김인경은 스타크래프트 세 종족의 전력이 평준화된 만큼 1.08패치 버전이후 어느 종족이 유리하고 어느 종족이 불리하다고 평가할 수 없다는 견해다.
초반 부진을 씻고 중위권 대반란을 꿈꾸는 한게임 골드윙스와 더미디어 두밥 또한 기세가 높다.
특히 신예에 속하는 한게임 김민기의 경우 스타크래프트 1.08패치 버전과 함께 상승세를 누리고 있는 테란 유저여서 한게임의 하반기 전망을 더욱 밝게하고 있다.
반면 가장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KTF 매직엔스 이은경이 9연패의 늪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인가도 하반기의 관심사다.
한편 피파2001은 상반기 전적이 좋지 않았던 KTF 매직엔스 이지훈의 컨디션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어 피파2000에 이은 그랜드 슬램 달성도 노려볼 만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평이다.
시즌 초반 이봉열 선수의 선전과 3차전부터 계속된 이지훈 선수의 연승으로 현재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여세를 몰아 올해에도 피파계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선수개인 전적으로 볼 때 삼성전자 칸 박윤서가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만큼 두 선수의 각축전은 시즌 마지막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피파2000에서나 볼 수 있는 화려한 개인기를 피파2001에서도 자랑하고 있는 더미디어 두밥 박진형이 ‘박윤서-이지훈’ 구도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진형은 실력도 실력이거니와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는 뛰어난 집중력으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끈기파다. 실제로 박진형 선수의 4승은 모두 역전승이다.
<최승철기자 rock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