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해킹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과거에는 ‘해킹’이라 하면 웹서버나 거대한 서버 시스템을 대상으로 하는 컴퓨터 전문가의 행위였지만 지금은 그 대상을 가리지 않고 있다. 만연된 인터넷 황금주의 풍토 위에 세워진 미숙한 인터넷 문화의 허점들, 그 속에서 해킹은 어느덧 개인 PC까지 노리고 있다.
‘ZippyZiggy 해킹 대비 보안’은 이런 현실을 반영해 빈번하게 시도되고 있는 개인 해킹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소개하고 있는 개인용 PC 보안 서적이다.
자신의 컴퓨터에 방화벽 프로그램을 설치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한번쯤은 포트스캔이란 것을 당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높은 네크워크 관리 능력을 가진 전문가라면 적절히 대응했겠지만 그렇지 못한 대다수의 일반인들은 당황했을 것이 분명하다.
이 책을 처음 접하면서 느낀 점은 해킹이 주는 공포보다 바로 이런 경우 스스로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준다는 것이다. 이 책은 여러 종류의 PC 방화벽과 보안 프로그램을 소개해 포트스캔과 같은 간단한 해킹 위협에서부터 IP 역추적을 통한 맞대응 방법까지 사용자의 컴퓨팅 환경에 가장 알맞은 보안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내 PC는 내가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준다. 또 해킹을 의심해볼 수 있는 유형별 정리와 해킹 신고 및 처리에 대한 부분은 개인 정보의 침해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너무도 많은 해킹이 시도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제 해킹은 더 이상 컴퓨터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님을, 영화 속 얘기처럼 대단한 컴퓨터 시스템을 침투하려 애쓰는 일이 아님을 실제로 겪어 보는 것, 이보다 더 좋은 보안 대책은 없을 것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해킹과 보안은 더 이상 어려운 얘기가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아쉬운 점은 PC 해킹을 테마로 하고 있기 때문에 깊은 보안 지식을 언급하지 않고 있는 점이다. 즉 웹브라우저와 PC를 이미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이라면 많은 부분이 지루할 수도 있다. 또 보안을 주제로 하는 서적임에도 트로이 목마류의 해킹 툴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 자칫 의도와 다르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책의 절반을 넘어서면서부터 제시된 현실적인 보안 대책은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보안 의식을 고취시키고 현실을 직시할 수 있게 해주므로 충분히 이런 단점을 상쇄시킨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Zippy Ziggy 해킹 대비 보안’은 인터넷과 PC를 사용하고 있는 수많은 일반인을 위해, 그리고 그 동안 필자에게 상담을 요청해왔던 네티즌에게 필자의 설명보다 자상하고 쉽게 설명하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한달현 경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경사 master@internetcyberco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