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기관·단체들의 무계획적인 대중국 진출 지원전략이 벤처들의 중국 진출 의욕을 꺾는 것은 물론 지원기관의 신뢰성마저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20일 관련 업계·단체에 따르면 올들어 이달까지 중국대표단의 국내투자설명회 및 우리측의 현지설명회가 매달 한차례 이상 치러지고 있으나 사전준비 등 체계적 정보관리 및 전략부재로 인해 단순히 행사를 위한 행사에 그치고 있다.
실제로 올들어 수차례 해외 수출·투자 설명회 등을 주관했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은 최근 중국 관련 투자설명회에서 사전조사 미비로 설명회 자체를 포기하는 사태까지 낳았다. 지난달 중국 우한(武漢)의 광통신밸리 진출을 위한 현지설명회에 참석했던 모업체는 주관기관인 KOTRA측의 사전준비 부족에다 중국내 열악한 네트워크 인프라 등을 감안, 아예 현지진출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또 올들어 칭다오시 투자단의 방한설명회에 대한 답방형식으로 투자희망 국내기업을 중국에 보낸 서울시측은 “투자유치단 또는 상담회 참석기업의 행사기간 중 상담액 집계 외에는 사후성과를 분석·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 95년 베이징문화무역관을 개설해 자체 직원을 파견해 놓고 있다. 그러나 지난 6년간 6억달러 규모의 상담액만을 집계해 놓고 있을 뿐 그동안 기업들에 대한 지원활동 성과를 바탕으로 대중 진출 및 투자 전략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최근 비공식적으로 중국내 투자실패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보여지는 이같은 무계획적인 지원방식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해 KOTRA측은 “벤처기업의 중국진출이 중국의 해안도시에서 내륙 유망지역으로 이전해야 하는 시점이 됐지만 국내 벤처업체들이 여전히 해안거점도시만을 선호하는 등 업체들의 인식전환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관련업계는 “국내 벤처기업들의 해외투자를 위한 설명·상담회가 전략적 뒷받침도 없이 행사 자체로 그쳐 지원기관의 신뢰성 실추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며 우려감을 표시했다.
중국에 진출한 모기업 관계자는 “정보부재나 사후관리도 문제지만 정부가 기회있을 때마다 마지막 황금어장이라고 말로만 떠드는 중국시장에 대한 진출전략이 사실상 전무하다”며 “지금이라도 정부차원에서 시급히 중국진출 공관간 협조, 중국전문가 양성책 마련, 대중국 진출 전담협력기구 마련, 현지진출 벤처에 대한 자금지원 등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