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투자회사들의 하반기 조합결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20일 벤처캐피털협회와 창투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정부의 추경예산안 심의에서 중기청이 신청한 하반기 벤처투자조합 출자금 1000억원이 전액 삭감됨에 따라 벤처업체 투자를 위한 3000억원 이상의 민관매칭 펀드결성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이에 따라 벤처캐피털업체들은 최근 코스닥시장의 침체로 인해 기업공개(IPO)를 통한 투자회수도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하반기에 심각한 투자재원 부족을 겪을 전망이다. 또 벤처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벤처캐피털업계의 투자재원난은 최근 되살아나고 있는 벤처투자시장을 크게 위축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현재 창투사가 중기청에 신청한 투자조합 출자 요청금액은 25개 투자조합에 688억원에 달하고 있다. 중기청 출자금이 30%인 점을 감안할 때 하반기에 결성되지 못하는 금액만 2293억원에 이른다.
실제로 소빅창투(75억원), 넥스트벤처투자(200억원), 호서벤처투자(100억원) 등은 민간부문 자금 조성을 마무리해 놓고 중기청의 출자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중기청의 하반기 자금출자가 무산됨에 따라 이들 창투사는 이미 조합에 출자키로 예정됐던 민간부문 자금마저 출자를 받지 못하게 됐다. 당초 중기청의 계획대로라면 이르면 오는 8월말께 조합이 결성돼 9월 이후 투자가 이뤄질 예정인 펀드들이다.
상반기에서 미뤄진 투자조합 이외에도 하반기 중기청의 출자금을 받아 조합을 결성하려 했던 창투사들도 대부분 조합결성을 재고해야 할 판이다.
동원창투의 장남준 팀장은 “하반기 중기청 출자를 조건으로 투자조합 출자를 약속한 외국 자금들이 있었다며 추경이 반영되지 않은 만큼 이들로부터 펀드 출자를 이끌어내기 힘들어 졌다”고 말했다. 장 팀장은 또 “해외 자본들의 경우 창투사 개별적인 신인도보다 정부(중기청)가 출자한 펀드라는 점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 해외 자금을 유치하려 했던 다른 창투사들도 펀드 결성에 차질을 빚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창투사들은 오는 8월경으로 예정돼 있는 국민연금을 비롯해 다른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벤처펀드 출자금 유치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한편 상반기에는 중기청의 창업지원자금 출자를 통해 40개 조합에 총 3200억원이 결성됐으며 지난해에는 2246억원을 출자받아 75개 조합, 6725억원이 결성됐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