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체들의 e비즈니스가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나 지난해까지 B2B e마켓 구축 등에 집중됐던 e비즈니스 추진전략은 최근 자사 중심의 공급망관리(SCM)·고객관계관리(CRM) 환경 도입에 무게중심이 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견이상 제조업체 3곳 중 1개꼴로 최근 경기침체가 하반기 e비즈니스 추진여부에 적지 않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내다봐 경기여건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산업계 전반의 e비즈니스 도입·확산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한국전자상거래연구조합(이사장 김홍기)이 지난 1일부터 2주간 300대 중견이상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1년 상반기 e비즈니스 추진현황 조사결과’에 따르면, 220개 응답업체 가운데 36.3%에 달하는 기업들이 현재 e비즈니스를 추진중이거나 계획수립 단계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동일한 조사에서 이같이 응답한 비중이 29.7%였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상승한 수준으로, 7개월이라는 짧은 시차에도 불구하고 전통기업들을 중심으로 e비즈니스 마인드가 확산되고 있는 점을 반영한 결과여서 주목된다.
응답업체들은 e비즈니스 중점 추진분야로 e마켓보다는 SCM·CRM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이는 제조업체들의 e비즈니스 추진목적이 신규 사업기회 확보에서 업무효율화와 비용개선, 마케팅역량 강화 등으로 선회하고 있음을 반영한 결과다. 특히 조사대상 경영층의 관심도 지난해까지는 e비즈니스 추진의 실제 방법론에 집중됐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조직·업무프로세스의 온·오프라인 통합과 전문인력 양성, 투자대비 수익창출 등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드러나 e비즈니스가 보다 현실적인 경영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최근의 경기둔화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경우 제조업체들의 e비즈니스에도 부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파악됐다. 경제 주변여건의 불안감이 하반기에도 가중될 경우 전체 응답기업의 34.4%는 e비즈니스 추진이 중단되거나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 지난해 11월 1차 조사시 같은 질문과 비교해 10.9%나 높아졌다.
김홍기 이사장은 “최근 전통기업들의 e비즈니스는 유행성 경향에서 벗어나 보다 현실적인 경영전략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면서 “침체된 경기여건은 오히려 기업경쟁력 재구축을 위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단지 우려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