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업자 하반기 130억달러 외자유치

 

 국내 통신사업자들이 130억달러에 이르는 사상최대의 외자유치에 나서고 있다. 외자유치에 성공을 거둘 경우 우리 통신산업에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제공될 것으로 기대된다.

 KT·SK텔레콤·LG그룹 등 국내 통신산업을 주도하는 대표주자들은 최근 잇따라 외자유치를 위해 해외 사업자와 접촉을 갖고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첫번째 주자로 나선 KT는 본체 지분에 대한 해외 DR발행, 외국 사업자와의 전략적 제휴, KTF와 KT아이컴 지분 15% 가량 매각 등의 방법을 통해 총 80억∼90억달러 상당의 외자유치를 추진중에 있다. 특히 해외 DR발행에 성공할 경우 후속으로 해외 사업자와의 전략적 제휴가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이어서 외자유치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KT는 지난 13일부터 아시아, 유럽, 미국을 대상으로 진행중인 정부 보유 KT 지분 5500만주에 대한 해외 DR발행을 위한 사업설명회에 나서고 있다. 현재 싱가포르, 홍콩, 런던, 취리히 등 아시아, 유럽 투자설명회에서 300여명의 투자자가 몰리고 있어 오는 27일 뉴욕에서 원하는 가격에 DR발행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T는 이번 해외 DR발행이 끝나면 연이어 싱가포르텔레콤과 진행중인 정부 보유지분에 대한 매각협상을 가속화시켜 민영화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도 NTT도코모와의 지분협상을 7월 10일 이내에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일본 NTT도코모와 SK텔레콤 주식 14.5%(1200만여주)에 대한 매각협상 과정에서 현재까지 상당한 의견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1200만여주의 매각물량을 현재 가격에 프리미엄을 더한다면 매각규모가 35억달러 가량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협상 과정에서 난항을 겪던 기술표준과 관련해 NTT도코모의 비동기식 IMT 표준인 FOMA를 제외시키기로 합의해 자금과 영업, 마케팅 부문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맺는 선에서 마무리했다고 SK텔레콤측은 밝혔다.

 NTT도코모는 이같은 내용을 이달말 주총과 이사회에 안건으로 상정, 통과되는대로 7월 10일 이내에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LG텔레콤은 동기식 사업자 선정이 하반기에 진행될 경우 해외투자자를 2대 주주로 만든다는 계획아래 외자유치를 준비중이다. LG텔레콤은 2대 주주와 합쳐 전체 지분의 50%를 넘도록 해 경영권을 보장받겠다는 방침이어서 적어도 25% 수준의 해외 자본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LG텔레콤은 현재 캐나다 TWA, 미국의 버라이존, 홍콩의 허치슨텔레콤, 싱가포르의 싱가포르텔레콤 등과 접촉하며 외자유치 협상을 벌이고 있다. LG텔레콤은 정부측과 하나로통신, 파워콤과 조율이 이뤄질 경우 4억∼5억달러의 외자유치에 성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그룹 자회사인 데이콤도 인터넷데이터센터 등 자사 사업부문별로 소규모 외자유치에 나서고 있어 1억달러 이상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통신사업자의 외자유치가 활발해짐에 따라 현재의 통신시장이 이르면 올 하반기, 늦어도 내년 초가 되면 기지개를 켤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DR발행, 해외 통신사업자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대규모 외자유치가 이뤄져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해외 통신시장과 대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보통신업계는 KT·SK텔레콤·LG텔레콤의 잇따른 해외 자본유치가 성공을 거둘 경우 130억달러에 이르는 자본유치 효과는 물론 향후 정부가 추진중인 공기업 민영화 계획의 순항, 국가 신인도 제고 등이 기대돼 경기회복의 큰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상룡기자 srk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