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LG산전은 전기·자동화 토털 솔루션 분야에서 세계 정상의 일류회사로 거듭날 것입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두달 전 LG산전의 새로운 사령탑에 오른 김정만 사장(54)은 LG산전의 중장기 발전방향을 묻는 질문에 재무전문가답게 재무구조 개선책에 대한 설명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LG화학 재직시부터 소문난 재무통인 김 사장은 진정한 우량기업은 미래성장가치가 아무리 높더라도 지금 당장의 회사 재무구조 또한 건실해야 한다는 신념을 피력했다.
“어려운 시기에 CEO의 중책을 맡아 솔직히 부담입니다만 회사가 핵심역량을 보유하고 임직원들도 의지도 강력해 LG산전을 우량기업으로 탈바꿈시킬 자신이 있습니다.”
그는 최근 3년간의 적자로 400%대에 이른 LG산전의 부채율 감소를 위해 보유하고 있는 LG캐피탈 주식을 매각, 35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는 등 일련의 유휴자산 처분으로 3년내 부채율을 지금의 절반 이하로 줄이는 계획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김 사장은 잇따른 구조조정과 살빼기의 최종목표가 회사역량을 해외로 돌려 글로벌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LG산전의 최대 당면과제는 산전·자동화의 해외시장 개척에 역량을 집중해 세계 일류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주요거점인 중국 상하이에 신규 판매법인을 조기설립하고 미주·유럽에도 연구거점을 구축해 오는 2006년까지 총 28개의 해외거점을 확보하기로 했다.
우선 다음주 초 중국 다롄에 대규모 전력기기 공장이 준공되는데 이는 중국 전력기기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로 김 사장이 거는 기대는 남달리 크다.
김 사장은 또 동파이프를 비롯해 논리연산제어장치(PLC)·인버터·마그넷브레이커 등 30여개 품목을 세계 일류로 키운다는 계획아래 앞으로 매년 400억원의 연구비를 투입해 기존 아날로그형 기기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LG산전의 구조조정과 해외진출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올해 8500억원 매출에 흑자구조로 돌아선다는 단기목표 달성도 어렵지 않다고 장담한다.
김 사장은 향후 남북경협 확대로 전력기기가 주력사업인 LG산전이 첫번째 수혜주로 떠오를 것이라며 “낙후된 북한의 전력시설 개수사업에 LG산전이 참여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남북 경제교류에 낙관적인 입장을 밝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