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조사결과 콘텐츠의 내용이 너무 부실한 것에 상당히 충격을 받았습니다. 인프라만 구축된다고 다 해결되는 게 아니란 것을 뼈저리게 느꼈지요. 소외계층의 정보화를 위해서는 정보화가 소외계층의 생활 속으로 파고 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소외계층 주위에서 이들에게 여러가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의 정보화가 일차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번에 소외계층 콘텐츠 이용실태 조사를 총괄지휘했던 한국전산원 정책연구부의 조정문 박사는 관련 기관에 대한 정보화가 선행되지 않고는 제대로 된 콘텐츠 구축은 요원하다고 말한다.
소외계층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의 정보화가 필수적인데 이런 기관들이 아직은 재정 및 기술 혹은 마인드의 부족으로 정보화에 상당히 낙후되어 있다는 것이다. 특히 농어민이나 장애인은 관심을 갖는 단체들이 있었지만 노인과 도시 영세민 관련 정보는 힘을 모을 수 있는 대표기관이 없어 정보의 조직적인 구축과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그는 기관에만 비중을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사실 취약계층을 위한 콘텐츠는 소외계층 스스로가 제공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고 바람직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살아있는 정보가 적절히 유통되려면 그들간의 네트워크가 제대로 작동되어야 합니다. 현재 대부분의 정보가 일방적으로 제공되고 있는데 커뮤니티 기능이 대폭 강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는 특히 저소득층의 경우 전문·사무직 종사자들과는 달리 이들의 대부분은 직업이 없거나 직업이 있더라도 직장에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없는 환경 속에 있으므로 지역사회에서 편리하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더욱 많아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결국 결론은 알찬 정보를 위해서도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정보격차해소에 관한 법률은 농어민, 장애인, 노인, 저소득자를 위한 정보제공사업자에 대한 지원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법에 따라 향후 이들에 대한 콘텐츠 제공 사업자들에 대한 지원이 중앙 부처와 지자체 차원에서 이루어질 것이며 한국전산원이 주관하여 실시하고 있는 정보화 지원사업도 이런 분야에 대한 지원을 늘려 갈 것입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