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보기술(IT)벤처에 대한 투자분위기가 살아나고 있으나 핵심기술과 수익모델이 있는 대구지역 벤처들은 여전히 투자자의 자금투자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
24일 대구지역 IT벤처업계에 따르면 KTB네트워크와 인사이트벤처, 산은캐피털 등 대부분의 벤처캐피털이 투자대상업체를 선정할 때 기술력보다는 매출에 치중하는 바람에 정작 개발 및 생산자금이 필요한 기술중심 벤처는 투자혜택을 받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 관련업체로 올해 말까지 수백만달러어치의 국내외 수주를 받아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D업체는 최근 생산에 필요한 10억원 가량의 자금투자를 제 때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
올초부터 투자자를 물색해오던 이 업체는 최근 모 벤처캐피털과 투자상담을 벌였으나 투자에 대한 자금회수기간이 길다는 이유로 투자계획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 핵심기술이 있고, 돈이 되는 사업이 분명한데도 당장 매출이 없어 투자를 못받는 업체도 적지않다.
대구지역 대표적인 게임업체인 R사는 최근 굵직한 벤처캐피털에 투자의뢰서를 제출했지만 매출이 적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게임 개발 완성단계에서 무슨 매출을 올릴 수 있겠느냐”며, “투자자들의 벤처투자에 대한 평가기준이 매출 위주에서 벗어나 최고경영자의 자질과 성장 가능성, 매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역의 상당수 IT벤처들은 투자를 받기 위해 주력이 아닌 곁다리 사업으로 매출을 올리는 편법을 활용하고 있다.
대구지역 모 온라인게임 개발업체는 벤처캐피털의 투자평가항목 중 매출과 안정적인 수익모델의 기준을 맞추기 위해 쉽게 매출이 나올 수 있는 유통사업 등 3∼4개 수익사업을 운용,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그 외 대다수 IT업체들이 투자를 고려해 다양한 수익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지역 IT벤처업계 관계자는 “지역 IT벤처들이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주력사업에 치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투자자들이 만들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