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대표 박종섭)가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발행으로 확보한 1조6000여억원의 유치자금 가운데 9000여억원을 시설투자에 투입하고 내년에 12인치 웨이퍼 공장을 착공하기로 했다.
하이닉스반도체는 22일 유동성 위기로 부진했던 투자를 GDR 발행을 계기로 본격 재개키로 하고 이같은 뼈대를 토대로 한 투자전략을 마련, 세부전략 수립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올 하반기에 초미세공정 등 기존 라인을 보완하는 설비투자에 집중하고 특히 양산 경쟁력 확보를 위해 12인치 웨이퍼 공장을 조기에 신설키로 하고 내년중 1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2005년까지 하이닉스가 투자할 금액은 10조원에 이른다.
하이닉스가 이처럼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그동안 투자가 미흡해 경쟁력이 악화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렇지만 D램시장의 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이어서 하이닉스의 이같은 계획이 제대로 추진될는지는 미지수다.
한편 박종섭 하이닉스 사장은 22일 오전 임원회의를 갖고 “외자유치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기는 했으나 이제부터 시작이며 1∼2분기 안으로 가시적인 경영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박종섭 사장은 21일 저녁 귀국해 기자들과 만나 “이번 GDR를 가장 많이 인수한 곳은 미국계 금융기관(2억달러 수준)이며 항간의 추측과 달리 경영권에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또 15%의 추가 GDR 발행 철회는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주의 약세가 영향을 미친 것이며 앞으로 이사회 중심의 독립 기업으로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