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테크]기업정보포털(EIP)-클릭하면 맞춤 정보가 한눈에

 S전자 국내영업부에 다니는 김 과장. 1년여에 걸쳐 추진된 ‘기업정보포털(EIP)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가 완료된 이후 김 과장은 신바람이 났다. 고객정보에 자재정보, 생산정보를 취합하고 직원들과 정보라도 교류하려면 매번 사내 게시판에 접속해야 했지만 EIP 시스템을 구축하고 나서는 한결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한 화면에만 접속하면 그야말로 맞춤 정보가 제공된다. 전사적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지식관리시스템(KMS)에서 처리된 자료는 물론 S전자와 관련있는 협력사 정보까지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김 과장이 정보검색 및 처리에 필요한 시간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게 됐음은 물론이다.

 이처럼 EIP는 이제까지의 정보시스템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새로운 전산 인프라이자 기업환경이다.

 EIP는 기업내 모든 지식노동자(놀리지 워커)를 대상으로 추상적인 지식관리 개념을 정보시스템 관점에서 재해석한 것으로 기업 내외부 정보를 단일 인터페이스를 통해 자유롭게 검색·가공·공유할 수 있는 통합 정보시스템을 말한다.

 특히 최근 기업간(B2B) 혹은 기업·고객간(B2C) 기반의 전자상거래(EC)가 중요한 패러다임이 되고부터는 기업 내부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창구뿐 아니라 고객과 협력사에 각종 기업정보를 맞춤형으로 통합 제공할 수 있는 핵심도구가 되고 있다.

 EIP가 등장하게 된 배경은 최근의 급변하는 기업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기업들이 새로운 현실과 경쟁환경에 직면함에 따라 이제까지와 같은 고전적인 의미의 경영기획·조직·통제기능이나 전통적인 마케팅 접근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e비즈니스 접근방법과 정보 인프라가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력 확보 수단으로 그룹웨어·인트라넷·KMS·ERP·CRM 등 다양한 정보시스템을 구축한 기업들은 개별적으로 흩어져 있는 정보시스템을 통합함으로써 투자효과를 극대화하고 개인화된 콘텐츠서비스·커뮤니티서비스·정보중개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인프라가 필요해진 것이다.

 이와 함께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기업 내부에 국한되지 않고 공급자·고객과 통합되면서 부서 단위에서만 활용되던 정보를 사내외적으로 공유해야 할 필요성이 나타남과 동시에 수많은 정보 중에서도 올바른 정보를 추출해 적시에 해당 이용자의 요구에 맞게 개인화시켜 전달해야 할 필요가 급증한 탓도 있다.

 또 비즈니스 환경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산업기술 표준에 따라 탄력적인 빌딩블록으로 구성된 정보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진 것도 한몫하고 있다.

 이 때문에 EIP 시장에 대한 전망은 상당히 밝은 편이다. 메릴린치는 EIP 시장에 대해 2002년께 148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가인포메이션도 2000년 EIP시장이 전세계적으로 2억2000만달러 규모에 달하고 2001년에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같은 성장치는 2002년까지 계속돼 15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가트너그룹은 2003년까지 포천 500대 기업 중 60% 이상이 EIP를 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메타그룹이 35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81%가 EIP에 대한 개념을 인식하고 있고 34%는 EIP 시스템을 도입했거나 구축중인 것으로 나타나 현재의 경기침체를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성장 가능성은 충분히 점쳐지고 있다.

 국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가트너그룹에 따르면 국내 EIP 시장은 올해 200억원에 이어 내년에는 500억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이같은 수치는 삼성그룹을 비롯해 제일제당, 롯데그룹, 두산, 한국통신 등 대기업이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데다 여타 대기업 및 정부기관이 경쟁력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EIP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이 EIP에 대해 21세기를 맞이해 기업 내부 경영정보와 지식자원을 관리하기 위한 핵심수단으로 빠르게 정착될 것을 확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해결돼야 할 과제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와 정보시스템을 통합하는 것이 쉽지 않고 기업에서는 실제 요구사항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시스템관리·가용성·보안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지, 또 EIP를 구축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EIP라는 개념이 기존 정보시스템의 데이터를 통합 제공하는 것으로 마케팅적인 용어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가 하면 EIP 솔루션 벤더의 경우 기존에 나와 있던 그룹웨어나 지식관리시스템을 포장만 그럴듯하게 해서 발표하는 등 시장만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따라서 EIP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문제 극복이 필수적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EIP에 참여하는 회사들도 줄을 잇고 있다.

 아이플래닛·IBM·팁코소프트웨어 같은 프레임워크 제공업체, 오토노미·바이어도르와 같은 니치플레이어, SAP·시벨·오라클·피플소프트와 같은 애플리케이션 포털서비스 업체, 마이크로소프트·플럼트리와 같은 순수 EIP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데 이어 국내 업체들도 다각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엔씨소프트·이칼로스·디지웹·다존기술·나눔기술·프라이즈텍·와이즈프리·온더아이티·K4M·라스21 등 소프트웨어(SW) 업체들이 EIP 관련 솔루션을 내놓으며 수요발굴에 나서는 등 EIP 시장을 확산시키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