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지리정보를 총괄하는 국립지리원(원장 민태정)이 수익 사업화를 위한 대대적인 변신을 시도한다.
올해 국립지리원은 정부기관임에도 연구 예산을 스스로 확보해야 하는 책임운영기관으로 선정됨으로써 더이상 정부 지원만을 바라볼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지난 74년 설립된 이후 처음으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국립지리원은 한국생산성본부를 통해 전체 연구소 경영에 대한 세부적인 평가작업에 착수하는 등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우선 지리원은 측지연구담당관실을 중심으로 107명에 달하는 연구원들의 내부 의견을 수렴하고 영국 등 해외에서 국립지리원과 유사한 역할을 수행하는 국가기관들에 대한 사례 조사도 실시했다. 무엇보다 수익사업을 창출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보고 현재의 지리정보제공사업을 다양화하는 방안도 마련중이다.
국립지리원 관계자는 “지도제공사업의 비용 회수율은 현재 약 13%에 불과하다”며 “공공기관 지도 제공과 지리정보 부가서비스 등을 통한 각종 수익사업을 모색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각종 국가 지리정보시스템(GIS)사업에서 전문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국립지리원이 다른 정부 연구기관이나 민간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독자적인 위치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특히 수익을 창출하는 문제 이전에 국가 지리정보에 대한 전체적인 인프라를 제공하는 연구기관으로서 공공성을 확보하는 문제 또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점도 국립지리원에는 큰 부담이다.
국립지리원에 대한 한국생산성본부의 경영진단 보고서는 이달말 나올 예정이다.
보고서 결과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떤 형태로든 변신의 파고를 한번은 넘어야 할 것이라는 게 국립지리원 사람들의 한결같은 각오다.
<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