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고유의 유전자 지도 초안이 국내 벤처기업에 의해 처음으로 완성됐다.
생명공학 벤처기업 마크로젠(대표 서정선 http://www.macrogen.com)은 26일 자체 확보한 총 9만 6768개의 한국인 박테리아인조염색체(BAC)를 24개 염색체별로 지난 2월에 공개된 휴먼게놈프로젝트(HGP) 지도에 일대일로 대응시켜 한국인 유전자지도 초안을 완성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코리안 BAC 클론 맵(Korean BAC Clone Map)’이라 명명된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인 DNA를 잘게 잘라 약 10만개로 조각을 낸 후 모든 조각의 끝부분 500개 염기서열을 확인, 여기에 생명정보학(bioinformatics)기술을 이용해 인간지도에 표시하는 방식으로 완성됐다.
마크로젠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유전자 부문에 특화해 프로젝트를 추진, 유전자가 담겨 있는 물질인 BAC(평균 11만 개의 염기로 구성)를 대부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질병유전자와 관련, 해외의 주요 연구성과 및 데이터를 이번 완성된 게놈지도에 결합시킨 마크로젠은 연구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200쪽의 책 500만권 분량인 약 1테라(tera)의 게놈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앞으로 질병 관련 유전자 DB를 활용해 목표 질병 유전자를 정확하게 선정함으로써 기능을 연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마크로젠은 당뇨병, 고혈압, 암, 골다공증, 천식, 면역결핍, 관절염 등 7가지 한국인 호발 질병을 선정해 이와 관련된 약 1500개의 유전자 기능찾기 등의 연구작업과 신규 단일염기변이(SNP)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2003년까지 실용화를 계획하고 있다.
마크로젠은 한국인 유전자 지도의 2단계 작업에 착수, 주요 유전자 부위의 염기서열 데이터를 HGP데이터와 비교한 ‘한국인 유전자 염기서열 지도’ 완성에 주력할 예정이다.
마크로젠은 이번에 확보된 BAC 클론을 이용해 염색체 사전 이상징후를 진단할 수 있는 지노믹 DNA 칩 개발 등 새로운 부가 상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유전자가 담겨 있는 BAC 클론을 실험용 생쥐에 이식시켜 만든 새로운 모델생쥐 개발 등을 통해 생체를 이용한 유전자 기능찾기 작업에도 힘쓸 예정이다.
마크로젠은 한국인 유전자 지도 초안을 위해 지난해 8월부터 10개월 동안 총 10대의 전자동 염기서열 분석기 체제를 가동시키고 약 110억원을 게놈 연구 인프라 구축에 투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