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시세가 바닥권에 근접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용산 등 전자상가 주변에 메모리 사재기 움직임이 일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기부진으로 PC 및 주변기기 시장의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개인사업자들이 시세차익을 겨냥해 메모리를 사재기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PC와는 관계도 없는 개인 사업자들로 주로 시장의 주력제품인 128MB SD램 모듈을 한꺼번에 적게는 수천에서 많게는 1만 모듈씩 사들이고 있다.
용산의 한 메모리 유통업자는 “국제 시세 하락과 비교하면 국내 시세는 그럭저럭 버티고 있는 모습”이라며 “지난주에도 삼성과 하이닉스가 메모리를 대량으로 풀었지만 가격이 폭락하지 않은 것은 메모리 시세가 바닥권에 도달했다는 판단을 내린 개인 사업자들이 수억원대의 물량을 사들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금은 초기라서 사재기 물량이 그리 많지 않지만 앞으로 삼성과 하이닉스가 가격을 내리게 되면 사재기 바람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과거의 경우에 비추어보면 메모리 가격은 3∼4년 주기로 등락을 반복했다”며 “앞으로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 확산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증시의 약세도 메모리 사재기의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가격이 상승하기까지는 다소 오래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도 있지만 증시보다는 안전하다는 판단아래 메모리에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PC133규격 128MB SD램 모듈은 딜러가 기준으로 2만5000∼2만6000원에 형성돼 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