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프로그램공급업자(PP)들이 시청률을 의식, 화면 하단의 스크롤바 및 L자형 띠를 통해 증권시세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으나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당국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규 PP인 부동산TV(대표 이상열), OSB-D(대표 신동호) 등은 각각 L자형 띠와 스크롤바를 활용해 부동산 매물·시세 및 실시간 증권 시황을 내보내고 있다.
부동산TV는 하루 20시간 방송 중간중간에 홈쇼핑 채널과 유사한 L자형 띠를 삽입하고 이를 통해 통신원들이 현장에서 전송하는 부동산 매물·시세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단순 정보제공 차원에서 그치지 않고 080전화번호 및 홈페이지 주소를 제시해 부동산 상품 매입이 가능하도록 해 유사 홈쇼핑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드라마 채널인 OSB-D도 드라마 및 시트콤을 방영하면서 화면 하단에 한국증권전산으로부터 제공받은 실시간 증권 시황을 스크롤바 형태로 내보내고 있다.
OSB 염성수 상무는 “드라마 채널에서 증권 시황을 제공하는 것이 비정상적이기는 하지만 증권 정보가 중단될 경우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쳐 계속 이같은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계는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방송계의 한 관계자는 “정보·오락 장르 채널들이 시청자 확보를 위해 이같은 방송을 계속하게 되면 채널 특성이 사라질 수 있다”며 방송위의 명확한 규정 마련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방송위 행정3부 이윤호 차장은 “부동산TV는 직접 매매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심의평가실에서 제재를 고려중이고 OSB의 스크롤바에 대해서는 정확한 규정이 없는 실정”이라며 “향후 경매 정보 채널 등이 유사 홈쇼핑 형태로 운영될 것 등에 대비해서라도 적절한 기준을 마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행 방송법에는 방송광고와 프로그램이 혼동되지 않도록 방송광고의 경우 구분, 송출토록 하고 있으며 상품소개 및 판매 등 전문방송이 아닌 경우 문자 및 그림으로 표시되는 자막광고는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