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PC게임이 올 상반기 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게임유통사인 위자드소프트(대표 심경주)가 최근 전국 15개 자사 게임소매점 및 신세계 I&C 10개 게임판매점 등 25개 게임소매점을 대상으로 조사·분석한 상반기 판매순위 자료에 따르면 상위 20위 게임 가운데 국산 게임이 12개로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위자드소프트가 지난해 말 집계한 2000년 베스트 10위권에는 국산 게임이 단 한 작품도 랭크되지 못했다. 다만 E2소프트의 ‘삼국통일’이 13위를 차지해 국산 게임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으며 판타그램의 ‘킹덤언더파이어’가 16위, 삼성전자의 ‘임진록2’가 18위를 기록했을 뿐이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는 ‘하얀마음 백구’가 3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악튜러스’(5위)와 ‘쿠키샵’(6위), ‘창세기전3파트2’(8위), ‘킹덤언더파이어’(9위) 등 국산 게임 6개 작품이 10위권에 랭크됨으로써 국산 PC게임이 인기면에서 외산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동용 게임이 단 한편도 20위권에 진입하지 못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키즈앤키드닷컴의 ‘하얀마음 백구’, 지스텍의 ‘트랙시티’, 삼성전자의 ‘짱구는못말려4’ 등 3종의 아동용 국산 게임이 20위 진입에 성공함으로써 국내 시장에서도 아동용 게임장르가 자리 매김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한편 위자드소프트의 상반기 판매순위에서 최근 100만장 판매를 돌파한 미국 블리자드의 ‘디아블로2’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1위를 차지했으며 ‘스타크래프트’와 ‘피파2001’ 역시 각각 2위와 4위를 기록, 국내 게임시장에서 여전히 인기자리를 누리고 있음을 반영했다.
유통사별로는 한빛소프트가 디아블로2, 스타크래프트, 하얀마음 백구 등 1∼3위까지 차지한 작품을 모두 배급,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EA코리아는 피파2001, 레드얼럿2, 심즈 등 3개 작품을 랭크시켰고 위자드소프트는 악튜러스, 쿠키샵, 쥬라기원시전2 등 3개의 히트작을 만들어 냈다. 나머지 11개 업체는 각각 1개의 히트작을 기록했다.
위자드소프트의 김세웅 팀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산 대작 게임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점차 판매량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번 여름 시즌에 디아블로2 확장팩을 제외하고는 외산 대작이 출시되지 않아 당분간 국산 게임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는 최근들어 국산 게임의 판매량이 늘고 있지만 ‘디아블로2’를 비롯한 몇몇 외산 대작 게임의 판매량이 워낙 많아 매출액을 기준으로 할때 외산의 비율이 여전히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