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통 DR발행 `절반의 성공`

 

 한국통신의 해외 주식예탁증서(DR) 발행이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정보통신부는 28일 한국통신 DR를 주당 20.20달러씩 총 5550만2000주(17.8%)를 22억4229만달러(2조9125억원)에 전량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한국통신 원주가의 27일 종가인 5만2300원보다 0.35% 할증된 가격이며 기존 DR(20.35달러)보다는 0.74% 할인된 수준이다.

 증권전문가들은 한국통신의 이번 DR발행 조건에 대해 대체적으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전세계 통신서비스주의 약세 속에서도 원주가보다 할증해 발행하고 물량도 모두 소화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한국통신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음을 다시한번 확인한 셈이다.

 또 이번 DR발행으로 한국통신은 정부지분을 종전 57.9%에서 40.1%로 낮춤으로써 민영화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와 함께 17.8%의 대규모 물량을 한꺼번에 소화함에 따라 정부의 공급물량 부담을 줄인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은 37.2%로 높아졌다.

 양종인 동원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이번 DR발행은 정부의 공급물량 해소라는 점에서 한국통신의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DR 프리미엄을 노린 외국인 투자가들의 이탈로 최근 약세를 보인 한국통신이 이번 DR 발행으로 저가메리트를 부각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전문가들은 대체적인 한국통신의 이번 DR 발행에 ‘합격점’을 주면서도 기업가치에 비해 발행가격이 ‘싼게’ 아쉽다는 반응이다.

 반영원 굿모닝증권 연구원은 “전략적 제휴분(5%)을 제외한 나머지 35.1%에 대한 국내 매각방침을 확실하게 결정하고 DR 발행에 나섰더라면 발행가를 좀 더 올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지난 99년보다 이익도 많이 내고 기업도 건실하게 만들어 놓고도 DR 발행가가 원주가 수준에 머물러 손해보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한국통신의 DR 발행을 앞두고 정보통신부가 나서 민영화 연기를 시사하고 비대칭(차등)규제 방안까지 내놓아 한국통신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한국통신은 지난 99년 5월 처음으로 미국시장에 정부보유 2081만3310주와 신주 2428만2196주 등 전체 발행주식수의 14.5%를 원주보다 20.4% 할증된 55.12달러(6만5636원) 가격으로 DR를 발행, 당시 국내기업으로는 사상 최대인 24억8566만달러(약 2조9599억원)의 자금을 유치했었다.

 한편 한국통신은 이날 원주가와 엇비슷한 할증발행에 따른 실망매물이 출회하면서 주가가 전날보다 1200원 하락한 5만1100원으로 마감됐다.

 한국통신은 이제 민영화와 세계적인 통신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세계적인 업체로 성장해 나가야 하는 과제만 남았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