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전자상가에 제조업체 또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과 모델을 식별하기 어려운 500L급 일반 냉장고가 유통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소비자가 가전제품의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을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부가 냉장고에 의무적으로 부착토록 고시한 ‘에너지소비효율등급 라벨’을 일부 상인들이 뗀 채 팔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이같은 냉장고들은 대부분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의 기준이 지난해 강화되면서 예전 1등급이었다가 올해 2등급으로 하락한 제품들로 동급대비 5만∼10만원 낮은 가격에 유통되고 있다.
또 일반적으로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이 4∼5등급인 A사, M사 등 일부 수입산 브랜드 냉장고도 구모델인 경우 에너지소비효율등급 라벨이 떨어진 채 유통되고 있다.
냉장고의 에너지소비효율등급 라벨에는 시험기관의 시험을 거친 제조업체의 모델과 에너지소비효율, 등급표시 등이 기재돼 있다.
일부 상인들이 이처럼 ‘라벨’을 부착하지 않은 채 판매하는 것은 현재 2등급 제품이 지난해까지만 해도 1등급이었다는 인식과 함께 1등급이 아닌 제품을 구태여 소비자에게 알릴 필요는 없다는 생각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경기부진으로 재고물량을 한시바삐 소진하기 위해 먼저 저렴한 가격을 제시한 후 소비자들이 모델번호을 통해서 쉽게 비교구매할 수 없도록 하고 특히 단종된 구제품을 마치 신제품인 것처럼 가장해 팔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용산 나진전자월드의 한 상인은 “에너지소비효율이 2등급으로 떨어진 제품에 부착된 라벨을 떼서 파는 상인을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다”며 “소비자들이 편법적인 상술에 속아 싼 가격만 믿고 이러한 제품을 선뜻 샀다가는 전기료가 많이 나오는 등 낭패를 보기십상”이라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