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션

 40인치 이상 대형 프로젝터 및 프로젝션TV 시장에 고온 폴리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디지털라이트프로세싱(DLP), 액정온실리콘(LCoS) 등 칩 기반의 새로운 기술이 잇따라 등장, 기존 브라운관(CRT) 방식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CRT는 저렴한 가격과 높은 신뢰성을 무기로 프로젝션TV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제품 특성상 얇고 작게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고 고화질 구현이 힘들어 이들 신기술에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CRT 방식이 인치당 2달러선인 양산의 이점으로 당분간 대형 프로젝터 및 프로젝션TV 시장을 주도하겠으나 칩 기반의 기술 흐름으로 볼 때 이들 새 방식의 시장 잠식이 급진전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시장 쟁탈전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LCD의 한계를 극복한 고온 폴리 TFT LCD는 소형화와 고휘도를 실현했으며 검증된 공정으로 생산성도 높아 프로젝션 시장에서 CRT의 강력한 상대로 떠올랐다. 이미 데이터 처리용 프로젝터 시장을 선점해 위세를 떨치고 있다.

 고온 폴리 TFT LCD는 그러나 대조(콘트라스트)비율과 응답성에서 여전히 개선점이 많아 동영상 위주의 프로젝션TV 시장까지 아직 힘이 미치지 못한다. 세이코엡슨·소니는 물론, 양산을 준비중인 일진 등 고온 폴리 TFT LCD 업체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막바지 연구가 한창이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가 20년간 연구해 개발한 제품인 DLP도 프로젝션 시장의 ‘다크호스’다. DLP는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반사판을 이용, LCD 방식과 달리 패널을 1개만 사용하고도 고휘도와 높은 대조율을 구현할 수 있어 제조원가가 낮다는 장점이 있다.

 이 방식의 문제는 해상도를 높일수록 수율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반도체 공정기술의 발달로 DLP의 수율도 뚜렷하게 높아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TI는 최근 의욕적으로 생산량을 늘이고 있으며, 히타치와 미쓰비시 등은 DLP를 탑재한 프로젝션TV를 생산, 판매중이다.

 LCoS는 액정부분 뒤 실리콘 기판에 바로 회로를 구성해 반사면적을 극대화하고 높은 응답성과 대조율을 자랑한다. 또 공정 특성상 유휴 반도체 라인을 활용할 수 있어 기존 업체의 진입이 쉽다. LCoS 분야에는 IBM·삼성SDI·LG전자 등 30여개 업체가 발을 디디고 있다.  

 그러나 LCoS의 단점은 DLP와 마찬가지로 수율이 낮으며 아직 기술이 덜 성숙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프로젝터 및 프로젝션TV 업체들이 원가절감과 고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칩 기술을 접목시키려 하고 있어 LCoS는 액정공정의 일부 문제만 해결할 경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