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제품이 싹쓸이하고 있는 국내 계 측기 시장에서 국산제품의 자존심을 세우 겠습니다.”
올들어 유선통신 계측기 시장에서 국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유로텔레콤 나병찬 사장(47)은 개발과정보다 제품영업에서 몇 배나 어려웠다며 정밀계측기는 역시 외산제품이라야 믿을 만하다는 고정관념을 깨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사람>유로텔레콤, 나병찬사장](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19/09/17/cms_temp_article_17145415140599.jpg)
나 사장이 지난해 7월 유로텔레콤을 설 립하면서 결정한 주력사업분야는 통신선 로 및 전송장비의 에러율을 잡아내는 유 선통신 계측기. 그동안 많은 대기업과 벤처기업이 국산 화를 시도했으나 끝내 실패한 유선통신 계측기시장에서 그는 올초 DS1급 유선통 신 계측기 'BA 400'을 개발해 선보였다.
창업 이후 밤낮없는 연구로 단 6개월만에 완성한 'BA400 시리즈는 현재까지 70대가 판매돼 내수시장 10%선을 간단히 돌파, 이 분야 유일한 국산 솔루션으로 성공가능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엔지니어 출신도 아닌 그가 계측기 사업에 뛰어든 동기는 독특하다.
“무역 오퍼상을 하면서 국내 계측기분 야 수입물량이 엄청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쓸 만한 계측기 수입판매를 시도했는데 외국기업으로부터 보기좋게 퇴짜를 맞았습니다.
곧바로 계측기 국산화사업에 착수했지요. 우리도 이런 물건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요." 젊은 시절 중국, 중동을 누비며 시멘트 무역을 하던 그가 난데없이 계측기사업을 하겠다고 나서자 주위에선 모두 말리기에 바랬다.
당시 내로라하는 대기업도 잇따라 계측기사업에서 철수하는 상황에서 직원 7명 의 벤처기업이 첨단 계측기를 개발하겠다.
고 달려드는 모습이 무모했기 때문이다. 막상 계측기를 만들어 놓고 보니 정작 어려운 부분은 국내업체들의 국산 계측기에 대한 불신을 없애는 일이었다.
뛰어난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직접 확인 하고도 좀처럼 구매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않는 국내업체 관계자들을 찾아다니며 각고의 노력을 펼친 끝에 주요 기간망 사업 체, 전송장비업체와 군부대 등 30여개의 고객사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올 하반기 중국 계측기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야 무진 꿈'을 내비친다. 다음달에는 고속 DS3급 유선통신 계 측기도 국산화할 예정입니다.
고객들이 애국심이 아니라 기술과 가격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선택만 해준다면 유로텔레콤은 몇 안되는 국내 계측기전문업체로 경쟁력 을 갖출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글=배일한 기자 bailh@etnews.co.kr , 사진=이상학 기자 lees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