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부품 및 주변기기에 대한 AS 규정의 표준화가 시급하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컴퓨터 및 주변기기 제조·유통업체들의 대부분이 자체 AS규정을 확보하고 있지 않거나 규정이 있더라도 주먹구구식으로 적용하고 있어 이 분야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컴퓨터 주변기기 및 부품 AS와 관련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업체마다 다른 유무상 처리기준과 무상 AS기간 산정기준 등이다.
유무상 AS 처리기준의 경우 소비자 과실에 대해서는 업체마다 유상처리를 방침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소비자 과실의 범위가 명확치 않아 소비자들과의 마찰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실제로 주기판 유통업체인 유니텍전자는 홈페이지를 통해 AS와 관련해 ‘직접 방문하는 경우’와 ‘택배를 이용하는 경우’ ‘수리비가 청구되는 경우’ 등의 안내문을 게재하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 과실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고 있으며 경쟁업체인 엠에스디와 솔텍코리아 등도 비슷하다. 이같은 상황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나 CPU·메모리 등의 부품유통업체도 마찬가지다.
이들 유통업체는 오버클로킹처럼 소비자 과실을 증명하기 어려운 부문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이 무상처리를 해 주지만 고장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닌데도 주기판이나 HDD표면에 흠집이 생기는 등 하드웨어적으로 표시가 나면 무조건 유상처리를 적용해 소비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일부 수입업체는 아예 AS규정도 없다”면서 “문제가 생기면 1차로 제품에는 이상이 없다고 우기고 그래도 소비자가 재차 삼차 따지면 그때 가서 교환해주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무상 AS기간 산정기준도 표준화 대상이다. 제조업체들은 출고 시점부터 적용하고 있지만 유통업체들은 이와 관계없이 ‘1년 무상’ ‘2년 무상’ 등으로 표기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수입품인 CPU나 HDD 등은 수입된 지 몇 주만에 판매되기도 하고 몇 달만에 판매되기도 하지만 무상AS 기간은 모두 제품 출고일을 기준으로 적용되고 있다.
또 수입업체에 따라서도 AS기간이 달라진다. LG맥스터는 맥스터 HDD에 대해 3년 무상AS를 제공하는 반면 비공식 채널을 통해 제품을 수입하는 그레이 수입업체들은 1년 정도밖에 무상 AS를 해주지 않는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