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지방시대>(9)대구SW지원센터 박광진소장

 “지금까지 대구지역 경제는 정보기술(IT) 산업과 별개로 이뤄져온 게 사실입니다. 앞으로 대구소프트웨어(SW)지원센터는 지역의 소프트웨어·IT 벤처를 실질적으로 육성하고 이를 지역 경제와 유기적으로 결합시키는 중추적인 역할을 맡게 될 것입니다.”

 대구소프트웨어지원센터 박광진 소장(42)은 지역의 IT 벤처산업에 대한 평가와 함께, 향후 지원센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한마디로 제시했다.

 SW지원센터에 소장직으로 내려온 지 7월 1일자로 꼭 1년째를 맞는 박 소장은 대학에서 전산학을 전공하고 13년 동안 기업체 전산과에서 실무를 담당한 전산 전문가다. 지난 97년 고려대 MBA과정을 수료한 뒤 지난 98년 캐나다 공인회계사 협회에서 6개월 동안 근무한 그가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99년 10월.

 지난 1년 동안 지역의 IT산업을 지켜본 박 소장은 “지금이 대구 경제가 IT산업을 기반으로 거듭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현재 IT산업 육성을 위한 의지는 강하지만 예산 뒷받침이 안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지역경제의 주력이 돼온 제조업 등 보수적인 산업에 아직도 지자체 예산이 집중되고 있는 현실이 문제입니다.”

 그는 지역 IT정책의 현주소를 꼬집으며 “지금이라도 대전과 부산 등 다른 지자체를 벤치마킹하는 사고의 전환과 지역 IT산업을 기획하고 정부예산을 따올 수 있는 기구 및 전문인력 보강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박 소장은 앞으로 지역의 IT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전략 세 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IT산업의 비전을 공유하는 공감대 형성이 중요합니다. 현재 지역의 IT 벤처지원기관과 벤처 리더들이 IT를 기반으로 지역경제를 되살리려는 공동의 참여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는 또 “다음으로 소프트웨어 IT산업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과 환경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한 실천방안으로 각 창업보육센터들이 상호 네트워크를 결성하고 게임 또는 기존 제조업 기반의 소프트웨어 산업 등 지역에서 발전 가능성이 엿보이는 분야를 선택, 집중육성해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추진 중인 계명대 대명동 캠퍼스의 IT벤처 집적화 같이 상호간 시너지효과를 노릴 수 있는 집적화 문화가 지역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국에서 IT 인력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지역이면서 정작 쓸 수 있는 전문인력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박 소장은 마지막으로 지역에 정착해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지역 IT 산업의 가장 중요한 발전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벤처의 관건은 수익성이고 수익성의 근본은 기술력입니다. 결국 지역에 기술력 있는 인력을 묶어둘 수 있는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는 IT 인력이 외부로 유출되는 원인으로 “벤처지원기관 간 또는 유통·교육·법률·마케팅·자금 관련 각종 기관 간의 네트워킹으로 유발되는 혜택을 지역에서는 누리기가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가 센터 소장직을 맡은 지 만 1년 동안 지원센터의 모습도 상당히 달라졌다. 우선 지원센터 내 소프트웨어 관련 고가장비의 활용률은 현재 120%를 웃돌고 있다.

 “장비를 필요로 하는 지역대학과 산학협력을 통해 장비활용도를 높였습니다. 장비활용은 입주업체가 우선이지만 나머지 시간에는 외부프로젝트와 지역대학의 IT 관련학과에서 교육용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는 또 “계명대 대명동 캠퍼스내에 있는 문화대가 올해 말까지 IT벤처 전문건물로 바뀌게 되면 기존 32개 입주업체에서 60개 업체로 늘어난다”고 밝히고 “그러면 입주업체를 3단계로 분류, 업체마다 필요로 하는 것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말쯤 지원센터의 지자체 이관과 관련, 박 소장은 “지원센터가 자체적으로 기능을 수행하고 장기적으로 수익기반을 갖추면 독립적인 조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