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고 격정적인 율동의 라틴 살사로 가요계를 뜨겁게 달궜던 백지영을 다시 만나볼 수 없을까.
그녀의 가요계 복귀 여부를 놓고 논란이 한창이다. 따뜻한 격려와 박수의 소리도 적지 않지만 비난의 여론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이러한 가운데 그녀의 3집 앨범 ‘tres’가 바람을 일으키며 우리 곁에 바짝 다가오고 있다.
아픈 만큼 더 성숙해졌을까.
비디오파문 이후 7개월 만에 선보인 ‘tres’는 백지영의 매력이라 할 수 있는 파워풀한 가창력과 애절함, 섹시한 허스키보이스가 한층 성숙되고 세련되게 녹아 있다.
전문가들은 올 여름과 가을을 통틀어 최고 대박이라는 예측을 서슴지 않는다. 이미 음반발매 한달도 안돼 무려 30만장이라는 놀라운 예약판매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tres’에는 타이틀곡인 ‘추락’을 비롯해 ‘닥터 닥터’ ‘기다리는 여심’ ‘비탄’ ‘그대생각’ 등 15개곡이 수록돼 있다. 장르도 백지영의 보컬을 돋보이게 하는 라틴음악을 비롯해 댄스, 발라드 등으로 다양하다.
앨범 타이틀곡 ‘추락’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라틴음악 작곡가인 로페즈 로시의 곡으로 아르헨티나에서 나탈리아 오레이로가 ‘캄비오 돌로르라’라는 제목으로 불러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작사가 이승호가 경쾌한 살사리듬에 음을 붙이고 국내 최고의 라틴음악 작곡가인 유정연이 새롭게 편곡해 신선한 감각이 돋보인다.
유정연은 백지영 2집 후속곡 ‘새드 살사’의 작곡가이기도 하다.
영화 ‘친구’의 삽입곡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배드케이스 오브 러빙 유’를 새롭게 리메이크한 ‘닥터 닥터’는 파워풀한 댄스곡으로 백지영의 매력을 유감없이 뿜어내고 있다.
70년대 아시아에서 최고 인기를 누린 계은숙의 노래를 팝 발라드형식으로 편곡한 ‘기다리는 여심’은 공백 끝에 더욱 애절하게 변화한 백지영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곡이다. 특유의 섹시하고 매혹적인 허스키보이스 열창도 돋보인다. 여기에 동료가수이자 친자매처럼 지내는 가수 J가 ‘드림’이라는 곡에 코러스로 참여해 노래를 한층 빛내주고 있다.
음반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백지영 컴백에 대한 찬반논쟁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백지영은 이를 의식하듯 지난달 말 대만 타이베이에서 3집 쇼케이스를 가지는 등 우선 해외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백지영의 매니저인 정우석 실장은“국내 활동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말할 입장이 아니다”며 “팬들이 원하는 무대라면 어디든지 서겠다는 게 백지영의 생각”이라는 말만 전해왔다.
‘tres’ 발매가 불황기에 빠진 국내 음반 시장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지난 연말 펼쳐진 백지영 굿바이콘서트 실황 앨범도 덩달아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1, 2집 앨범도 다시 팔려나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좋건 나쁘건 화제인물의 신보라는 점이 모멘텀으로 작용하는 것일까.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