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임리그에 세대교체의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2001년 전반기 리그가 반환점을 돌면서 각 부문 상위권 선수들의 모습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무명선수로 치부되던 새내기 스타들이 대거 약진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른바 새내기 돌풍을 이끌고 있는 주역은 스타크래프트 여성부의 김가을·김민기, 남성부의 신우진·윤현욱과 피파의 박윤서·이봉열 등이다. 시즌 개막 당시 햇병아리로 평가되던 이들은 예상을 뒤엎고 연승가도를 달리며 팀을 선두로 이끄는가 하면 개인 성적에서도 단연 두각을 나타내며 상위권을 독식하고 있다.
반면 당초 우승권으로 점쳐졌던 이은경·김인경·박현준·임성춘·김기철 등 1세대 스타들은 극도의 부진 속에 중하위권에서 맴돌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2001년 새내기 돌풍의 주역은 단연 게임아이 스틱스의 김가을(24)이다.
현재 한양대 산업공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김가을은 나이에서는 프로게이머들 중에서 고참에 속하지만 게임경력으로는 아직 ‘초자’에 불과하다.
하지만 시즌개막과 함께 김가을은 이은경·김인경 등 지난해 여성 스타크계를 양분했던 선수들을 연파하며 돌풍을 예고했으며 최근 열린 10차전에는 올 시즌 남녀부문 통틀어 처음으로 10연승을 달성해 100만원의 상금까지 거머줬다. 현재까지 14승 2패로 90%에 가까운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김가을은 이제 다크호스가 아니라 올 시즌 여성부 우승후보 0순위로 거론될 정도.
피파2001 부문에서는 삼성전자 칸 박윤서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10차전까지 12승 3패로 이 부문에서 개인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박윤서는 팀동료 김승엽의 부진을 만회하며 칸을 상위권에 진출시킨 일등공신. 특히 박윤서는 지난해까지 피파2000 부문의 제왕으로 군림하던 매직엔스 이지훈과의 맞대결에서도 2승1패의 우위를 점하고 있어 새내기 우승의 전망을 더욱 밝게 하고 있다.
또 피파2001 부문에 출전한 KTF 매직엔스의 이봉열도 곽래혁·이형주 등 기존 강호들을 잇따라 물리치며 새내기 돌풍에 가세하고 있다.
20여명의 선수들이 치열하게 격돌하고 있는 스타크래프트 남성부문에서는 한게임의 신우진·윤현욱 등의 새내기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신우진은 시즌 5승으로 무패신화를 이어가고 있으며 윤현욱도 4승 1패를 기록하며 한게임 골드윙스를 단독 선두로 이끌고 있다.
새내기 스타들이 대거 약진한 것과는 달리 지난해 스타크 여왕인 칸의 김인경은 13승 12패로 평범한 성적에 그치고 있으며 이은경은 최근 연패의 늪에 빠지며 2승 13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있다.
또 남성부의 임성춘·김기철·송병석 등도 우승후보라는 당초 전망과는 달리 잇따라 새내기 선수들에게 무너지고 있다.
이같은 시즌 판도에 대해 배틀탑 이강민 사장은 “올 시즌 전반기는 지난해 열린 각종 전국대회를 통해 실력을 쌓아온 새내기 스타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모습이 뚜렷하다”고 전제하면서도 “시즌 후반 결선대회는 단기전으로 치러지는 만큼 기존 강호들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신·구세대간 세대교체 바람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신중론을 개진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