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IP비즈니스의 사례 연구(ARM코리아 김영섭사장)
예전에는 모든 반도체관련 사업을 한 회사에서 다 했지만 제품의 기능이 복잡·다양해지면서 반도체 설계, 제조 및 판매를 분업화하는 추세다. 이 추세에 편승해 ARM은 10년전에 설계에 특화한 회사로 설립됐다. ARM은 핵심코어만을 설계하고 이를 다른 회사가 라이선스해 각자의 제품에 적용한다. 현재 50개 이상의 반도체파트너들이 ARM과 함께 일하고 있으며 32비트 시장에서는 74% 정도가 ARM 코어를 채택하고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ARM이 성공한 가장 큰 요인은 파트너십 모델이다. 코어만을 설계하는 작은 회사가 전세계에 영향을 주는 회사로 크기까지는 파트너와 함께 커나가는 전략이 필요했다. 파트너십 모델은 반도체칩 회사뿐 아니라 각종 OS 및 애플리케이션, 설계툴 업체와의 공조를 포함한다.
ARM은 제품 기획단계부터 멀티미디어와 모바일, 가전시장 등 특정분야를 집중 공략하면서 마켓에 적합한 초소형, 저가격, 저전력, 고성능의 칩을 개발하는 데 주안점을 둠으로써 성공할 수 있었다.
ARM이 성공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요인은 기업문화다. 흔히 기술 중심의 회사가 경직된 사고를 갖기 쉬운데 ARM은 오픈된 문화를 통해 엔지니어들의 의견을 최대한 제품에 반영함으로써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적시에 공급할 수 있었다.
초창기에 애플과 VLSI 등의 회사가 ARM에 투자를 했던 것이 성장에 버팀목이 됐다. 한국에서는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을 인정해주는 분위기 조성이 아직 안돼 있는 것 같다. IP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개발능력이 있는 중소기업의 제품을 사용하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