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인 에피소드 속에 신랄한 사회풍자를 담는다.’
경인방송이 ‘립스틱’에 이어 신설한 시트콤 ‘공회장네 식구들’(월·화 밤 10시 50분)은 가벼운 웃음보다는 재벌 및 정치계를 겨냥한 ‘내용있는 웃음’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주인공 공 회장으로 대표되는 재벌그룹 총수와 그의 주변 사람들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룬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풍자 코미디처럼 사회적으로 관심을 모았던 사건이나 재벌들의 일상사를 일차원적으로 파고들지는 않는다. 오히려 재벌과 가족들이 돈을 매개로 맺고 있는 천차만별의 인간관계나 그들의 복잡 미묘한 심리와 갈등을 묘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공 회장 역은 TBC 공채 출신인 박용식씨가 맡았다. 공 회장은 적당히 무식하고 권모술수도 부리는 전형적인 구세대 재벌 총수로, 23년 연하인 비서 출신 아내와 살고 있다.
공 회장의 부인인 오 교수 역은 전문 MC 출신인 이연경씨가, 여동생인 공태희 역에는 KBS 공채 출신인 곽정희씨가 맡았다.
첫회에는 대학을 인수해 경영해보려는 공 회장의 고민을 그렸고 2회에서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이랬다저랬다 결정을 못내리는 공 회장의 변덕스러움을 통해 재벌의 일상사를 들여다본다.
출연진 대부분이 인천 출신이어서 시트콤 촬영에 임하는 애정이 각별하다는 것이 제작진들의 이야기다.
제작진도 만만치 않다. 87년 시트콤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TV손자병법’을 함께 제작한 이관우 작가와 제작 지휘 담당 김영렬씨가 다시 의기투합했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7∼8회까지 재벌의 풍자에 초점을 맞추다가 그 이후부터는 정치 풍자도 다루어볼 생각이다. 원래 제목에는 ‘왕회장’이 포함돼 있다가 특정 인물을 지칭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따라 공 회장으로 바뀌는 등 우여곡절도 겪었다고 한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