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라티프 라디드 국제IPv6포럼 의장

차세대 인터넷의 핵심 ‘인터넷 프로토콜 버전6(IPv6)’분야의 세계적 연구 구심체인 ‘국제IPv6포럼’의 라티프 라디드 의장이 3일 오전 서울 잠실 롯데월드호텔에서 개막된 ‘국제IPv6서미트’ 참석차 이날 오후 한국을 찾았다. 지난 99년 5월 IPv6포럼을 창설해 IPv6분야의 연구개발 활성화와 조기 상용화를 위해 뛰고 있는 그를 공항 입국장에서 단독으로 만나 이번 서울행사의 의미와 IPv6 기술 동향, IPv6 상용화 전망 등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라디드 의장과의 일문일답.

 

 ―서울 국제IPv6서미트의 의미는 무엇이고 주로 어떤 내용이 논의됩니까.

 ▲아시아권에서는 지난해 12월 일본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입니다. 일본에서의 프로그램은 주로 일본 벤더들에 초점을 맞춰 비즈니스면에 중점을 두었다면 서울 행사는 주로 IPv6 적용분야, IPv6 전환전략, 무선에서의 IPv6 도입방법, 나라별 동향 소개 등 실제 IPv6 도입을 위해 필요한 모든 사항들을 꼼꼼히 짚고 넘어간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일반 인터넷 사용자도 IPv6의 필요성을 공감할 수 있도록 차별화하자는 취지지요.

 ―한국은 인터넷분야에서 선진국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차세대 인터넷 분야에서의 한국의 위상은 어떻습니까.

 ▲한국은 인터넷 사용자가 2000만명을 넘고 초고속 인터넷 분야에서도 높은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차세대 인터넷 분야에서도 정부와 산학연을 잇는 협력관계 구축 및 이를 통한 차세대 연구과제 발굴로 국제적으로 위상을 더 높일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의 IPv6 기술력은 국제적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다만 연구개발쪽에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며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와 벤더들 입장에서 보다 적극적인 IPv6 도입 의사가 필요합니다.

 -IPv6가 차세대 인터넷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며 IPv6의 본격적인 상용화는 언제쯤 이루어질 것으로 보십니까.

 ▲IPv6는 차세대 인터넷의 근간을 이루는 기본 인프라 기술입니다. 기존 인터넷이 IPv4 기반의 TCP/IP 인프라로 구성돼 있듯이 IPv6의 본격적인 상용화는 아마도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들이 다량의 IP 주소를 요구하는 분야에서 먼저 도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면 3G IMT2000과 같은 분야에서 말이죠. IPv6의 상용 서비스 도입은 2002년부터 시작돼 20005년부터는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IPv6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기존 IPv4와의 원활한 연계가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IPv6 도입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기존 IPv4와의 연동 문제입니다. 현재 이 문제의 기술적인 해결책들이 IETF(Internet Engineering Task Force)의 ‘NG Trans그룹’에서 작업중입니다. 그런데 이미 대부분은 연구가 상당히 진척돼 여러 기술들이 표준화중에 있습니다. 따라서 IPv6포럼에서는 이들 기술을 받아들여 상품화하고 실제 망에 적용이 가능하도록 홍보 및 권고하며 상호 운용이 가능하도록 시험을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이번 서울 행사에서도 IPv4와 IPv6의 연동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이 소개될 것입니다.

 -차세대 인터넷 주도권을 잡기 위한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아시아지역도 최근엔 차세대 인터넷에 높은 관심을 갖고 대응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리드하기 위해선 확고한 비전을 가지고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남보다 먼저 그 기술에 투자할 수 있는 의지가 필요합니다. 아시아와 유럽은 이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미국 또한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경쟁을 한다기보다는 서로 상생하게 될 것이며 IPv6는 이러한 차세대인터넷의 모든 주자들을 엮어줄 구심점 역할을 할 것입니다.

 -국제IPv6포럼은 어떤 기관이고 어떤 역할을 하고 있습니까.

 ▲IPv6포럼은 99년 인터넷 벤더들과 연구기관이 중심이 돼 결성한 국제 컨소시엄입니다. 현재 전세계 약 109개 기관이 가입돼 멤버간 IPv6에 관한 지식 및 경험의 공유, 새로운 IPv6 기반 응용의 보급, IPv6 표준의 상호연동 가능한 구현 등에 대한 기술공유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1년에 약 4∼5회에 걸쳐 전세계를 순회하며 ‘국제IPv6서밋’행사를 열어 차세대 인터넷 붐 조성과 저변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