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경기침체와 수요포화로 세계 PC경기가 나락으로 떨어지면서 델컴퓨터·컴팩컴퓨터·IBM·휴렛패커드(HP)·게이트웨이 등 메이저PC업체들의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이들 업체는 혹독한 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원감축이라는 가혹한 칼날을 들이댐은 물론 출장비 절감, 사무용품 절약 등 아낄 수 있는 것은 모두 아끼는 ‘짠돌이 경영’에 나서고 있다.
지난 1월 5대 메이저PC업체 중 게이트웨이가 처음으로 3000명의 직원해고를 밝힌 이래 델컴퓨터도 창사 16년만에 직원감축을 선언했다. 이어 HP·컴팩 등도 해고 칼날을 휘두르면서 결국 빅5 중 IBM을 제외한 빅4 모두가 인원정리를 통한 경비절감을 시행하고 있다.
세계 PC시장침체는 결과적으로 치열한 저가경쟁을 초래하고 있다.
온라인판매로 유명한 델이 주도한 이 경쟁에서 PC업체들은 저마다 PC가격을 내리며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들은 경쟁업체보다 1달러라도 더 낮은 가격에 PC를 공급하기 위한 원가절감에 사운을 걸기 위해 대만업체에 아웃소싱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분기에 세계 PC시장 정상에 오른 델은 99년 대만에서 450만달러 규모의 제품을 아웃소싱했지만 올해는 이 규모를 60억달러로 100배 이상 늘릴 전망이다.
이 회사의 국제조달 부사장 로버트 샨크스는 “대형PC업체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인건비가 싸면서 기술이 우수한 대만으로 몰려가고 있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델 외에도 컴팩·HP 등 다른 PC업체들도 대만에서의 아웃소싱 물량을 잇따라 늘리고 있어 대만업체들만 ‘반사이익’에 즐거워하고 있다.
현재 PC업체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오는 10월 25일 출시할 윈도XP에 큰 기대를 걸며 이 제품이 침체된 PC시장을 살릴 메시아가 되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게이트웨이의 최고경영자인 테드 와이트는 “정말 오랜만에 소비자들이 PC를 사야 할 강력한 동기를 얻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윈도XP가 수요를 자극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성장둔화병에 걸린 PC시장을 완치할 치료약은 못된다고 평가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