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는 그동안 오프라인으로 실시했던 교수강의 평가를 온라인을 통해 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 고려대는 강의 평가를 학기 마지막 시간에 실행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지난 1학기 교수들의 강의에 대한 평가를 인터넷을 통해 시행중이다.
학생들은 예전에 교수가 보는 가운데 강의 평가를 실시, 진솔하게 쓸 수 없었지만 이번 학기 강의 평가는 익명성을 보장하는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됐다며 호응을 보내고 있다.
또 고려대는 학생들의 강의 평가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평가 후에만 지난 학기성적을 조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모씨(불문과 99학번)는 “전에는 교수님들이 혹시 글씨를 조회하지는 않을까 불안감을 느껴서 객관적인 강의 평가를 할 수 없었으나 이번에는 인터넷을 통한 강의 평가로 보다 솔직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되었다”며 온라인 강의 평가를 반겼다.
이모씨(화학과 95학번 )도 “익명성을 통한 객관적인 평가로 교수님들은 보다 성의껏 수업을 준비하고 학생들의 욕구를 충족하지 못한 교수님들에게는 자극제가 될 것”이라며 “인터넷 강의 평가를 통해 질 높은 강의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러한 취지의 온라인 교수평가는 학교측의 준비소홀로 첫날부터 시행착오를 겪었다.
박모씨(노문학과 96학번)는 “인터넷 강의 평가 첫날 아침부터 계속 학교 인트라넷에 접속을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며 “학교 서버가 자주 멈추는 바람에 강의 평가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성적도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학교측의 무성의한 준비에 불만을 터뜨렸다.
또 한 학생도 “학기 초 강의신청 기간과 성적조회 기간에도 과부하로 서버가 마비된 사례가 있음에도 학교측은 미리 준비를 하지 않고 학생들에게만 불편을 떠 넘겼다”며 학교측의 무성의함을 지적했다.
교수들도 이러한 온라인 강의평가에 대해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의 익명성이 사회에 혼란을 야기한 선례가 많고 익명성을 악용하여 교수들을 모욕할 수 있으며 강의의 질보다는 얼마나 성적을 잘 주었느냐가 평가의 잣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명예기자=박종철·고려대 ppakk12@net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