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컴퍼니> 정보보호업계 재간둥이 2인

 “진짜로 좋아하는 일이 어떤 것이냐구요? 할 수 있는 건 모두 다요.”

 재능과 끼로 똘똘 뭉친 사람들은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할 수 있는 일도 다양하다.

 정보기술(IT) 분야에 종사하지만 내재된 끼와 재능을 숨길 수 없는 이들이 있다.

 인터넷의 활성화로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정보보호업체에 종사하는 인젠의 허은경 과장(29)과 소프트포럼의 조우형 팀장(28)이 바로 많은 탤런트를 주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21세기 국내 산업을 이끌고 있는 IT벤처에서 이들은 자신의 재능을 발휘해 업무의 효율을 200배 향상시켜 언제나 동료의 부러움을 산다. 이들은 소위 말하는 분위기 메이커의 차원을 넘어선 프로급 강사다.

 사내 모임들은 물론 각종 커뮤티니에 강사로 초빙돼 행사의 분위기를 돋우고 참석자들의 서먹한 장벽을 허무는데 타고난 인물들이다.

 타고난 사교가인 허은경 과장은 보안업체인 인젠의 홍보팀장으로 일하면서 틈틈이 푸드 스타일리스트, 라틴댄스 강사, 파티 호스트, 향수 컨설턴트로 그의 다재다능함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일반 사람이 듣기에 이름도 생소한 전문직을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각 영역에서 이미 프로 근성을 인정받은 지 오래다.

 태평양에서 분사한 향수전문회사 에스쁘와의 첫 향수 개발에 참여한 그는 불문학 전공을 이유로 ‘희망’이라는 뜻의 ‘에스쁘와’를 향수명으로 추천, 이 이름이 사명과 동시에 대표 브랜드 이름으로 쓰이고 있을 정도다.

 허 과장은 싸이월드에서 라틴댄스 동호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99년 ‘파티즌’이라는 회사의 창립멤버로 현재는 명예 파티호스트로 참여하고 있다.

 동양매직 푸드 잡지 ‘쿠켄’을 통해 푸드 스타일리스로도 활동한 그는 양식 조리사 자격까지 따며 IT업계를 떠나 이 일에 매진하고 싶던 적도 있었다고 전한다.

 아직 꿈을 접지 못한 허 과장은 올해 말 푸드 스타링리스트를 위한 사이트(http://www.foodstylist.co.kr)를 개설할 계획이다.

 “21세기의 새로운 전문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공존하는 폭넓은 지식과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갖춘 동시에 인간적인 능력과 매력을 갖춘 사람이 아닐까요.”

 허 팀장은 그가 갖고 있는 역량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다양한 사람을 만나 관계를 윤택하게 하고 나아가 사회의 오피니언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고 싶다고 말한다.

 고려대 응원단장을 역임한 조우형 팀장도 소프트포럼 내 연예인으로 통한다.

 사실 그는 정말로 대학 시절 음악전문 케이블 방송인 m·net에서 주최한 비디오자키(VJ) 선발대회에서 3500명 중 4명을 뽑는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선발돼 m·net의 간판 프로인 리듬천국과 토크 프로 클럽엠넷을 진행했던 잘 나가는 연예인이었다.

 VJ로 삶에 대한 비전을 고심하던 조 팀장은 당시 10명 내외의 미래산업 내 연구소였던 소프트포럼에 입사해 지금은 실력을 인정받는 기획영업팀 팀장이다.

 그는 기획영업팀 일은 물론 회사 홍보팀 직원들이 모두 인정하는 홍보이사다.

 사내 체육대회와 워크숍에서 전문 레크리에이션 강사로 활동하는 것도 모자라 연 30회 ‘함지기’, 한달에 두번꼴로 결혼식 사회를 도맡아 하는 마당발이다.

 95년도 전국 대학연맹배 스키대회 대회전 1위를 차지했던 조 팀장은 휴가 때면 뉴질랜드 코로네피크에서 스키강사로 일하며 스키저널 해외리포트 담당 기자로 활동하기도 한다.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 제가 이런 일들을 편안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 팀장은 고등학교 시절 절친한 친구와 대학시절 존경하던 선배가 같은 회사 내에 그것도 같은 팀에서 일하고 있다며 그들을 즐겁게 해주는 일이 자신에겐 너무나 소중하다고 말한다.

 허 과장과 조 팀장은 자신의 재능을 IT업계에서 전문적으로 일하며 틈틈이 보여주는 것이 행복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21세기가 필요로 하는 사람은 ‘놀이와 직업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전문가’라고 주장하며 웃어 보인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