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IPv6서미트코리아` 무엇을 남겼나

 지난 3일 서울 잠실 호텔롯데월드에서 개막된 ‘국제IPv6서미트’ 서울 행사가 6일 폐막됐다. 이번 행사는 차세대 인터넷 주소체계인 ‘IPv6’가 막연한 ‘차세대’ 기술이 아니라 우리 앞에 바싹 다가온 기술이란 것을 확인시켰다는 데서 큰 성과를 남겼다.

 이번 서울 행사는 일단 IPv6포럼(의장 라티프 라디드)의 제12차 국제정상회담이자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로 열렸다는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또한 그동안 개발 기술 발표 위주로 진행되던 다른 서밋과는 달리 IPv6의 실질적인 상용화를 위한 구체적인 장을 펼쳐 보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미국·일본·유럽·아시아 등 전세계 15개국에서 초청된 참석자들은 IPv6 조기 도입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IPv4에서 IPv6로의 전환 등 실제 IPv6 서비스에 필요한 기술과 IPv6 상용화에 필요한 세계 각 국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 4일 동안 다각도로 논의했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우리나라의 한국통신·한국전산원·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아이투소프트를 비롯해 자마(Zama)·식스윈드(6WIND)·NTT·액세스·BT·CERNET·시스코·컴팩 등 국내외 IPv6 관련 업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IPv6 상용화’에 초점을 맞추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IPv6포럼 산하 원월드 워킹그룹(WG)이 첫 회의를 시작함으로써 IPv6로 전세계를 하나로 연결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는 점도 이번 행사의 큰 수확이다. 의장국인 한국 주최로 열린 이번 원월드 WG회의에서는 장차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IPv6 네트워크를 결성, 정보 공유와 상호협력 방안을 적극 추진키로 합의했다.

 ‘인터넷 강국 코리아’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인 것도 주최국인 우리나라로서는 간과할 수 없는 부수익이다. 이번 행사에 우리나라는 정부 산하기관·기업·연구소 등에서 무려 30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석, 한국의 차세대 인터넷 기술의 발전상을 세계 만방에 알렸다.

 또 IPv6포럼코리아 의장인 김용진 박사(ETRI 차세대 인터넷표준화팀장)는 행사 기간에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국제 IPv6 기술위원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IPv6기술위원으로는 스티브 디어링·찰스 퍼킨스·짐 바운드 등 세계적인 IPv6 권위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국제IPv6포럼 기술분과위원장인 짐 바운드는 지난 4일 저녁 IPv6포럼코리아로부터 ‘IPv6개척자상’을 받았다.

 이밖에 세계적으로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차세대 인터넷 개발 붐이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점도 이번 국제IPv6서미트 개최의 보이지 않는 수확중 하나로 평가될 만하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