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황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일본 반도체 업체들의 휴대폰용 반도체 생산 공장 가동 중단이 잇따르고 있다.
일본경제신문에 따르면 히타치제작소는 지난 5일 불과 5개월 전 조업을 시작한 야마나시현의 새 휴대폰용 반도체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이미 이 회사는 고주파반도체를 조립생산하는 나가노현 고모로사업소 산하 일부 공장의 조업을 중단시켜놓고 있다.
도시바도 일부 공장에 대해 일시 가동 중단을 결정했으며 후지쯔도 휴대폰용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는 국내 일부 공장을 대상으로 생산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과감하면서도 빠른 생산 조정으로 반도체의 수요 격감에 따른 재고 증가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수요 회복 기미가 보이면 신속히 생산에 돌입할 수 있도록 인력을 줄이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히타치가 조업을 전면 중단한 곳은 지난 1월 가동한 야마나시현 류오의 IC카드용 반도체 공장이다. 이 공장은 유럽에서 개인정보를 기록한 IC카드를 삽입해 사용하는 휴대폰이 인기를 끌면서 반도체 수요도 급속히 늘어나자 유럽에서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것에 대응해 건설했다. 당초 올해 말까지 100명 규모의 인력체제를 갖춰 양산에 본격 돌입하고, 향후 5년간 1000억엔을 투자해 설비를 늘려나갈 계획이었다.
히타치는 이와 함께 다른 2개의 IC카드용 반도체 공장 생산도 줄이기로 방침을 정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회사의 IC카드용 반도체 생산은 당초 계획보다 40% 적은 월 130만개로 줄어들 전망이다.
후지쯔는 휴대폰에 사용하고 있는 플래시메모리 공장에 대한 가동 중단을 검토중이다. 후쿠시마현 아이즈와카마쓰 지역의 2개 공장과 오는 9월 양산에 들어가는 새 공장 등이 대상인데, 두 공장 가운데 설비가 낡은 공장의 생산 중단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후지쯔는 플래시메모리 세계 3위로 6월 생산 규모가 1400만개로 지난 3월에 비해 20% 줄어든 상태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