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은 최근 일련의 협상을 통해 기업 인수합병(M&A)이나 지주회사 같은 직접적 통신시장 구조조정이 아닌 상호 지분출자 형식을 통한 전략적 제휴라는 단계적 접근방법으로 통신시장 구조조정 방안을 확정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이를 위해 양사는 하나로통신과 파워콤이 LG텔레콤 주도의 동기식 IMT2000 컨소시엄에 전략주주로 출자하고 LG는 하나로통신과 공동으로 한국전력의 파워콤에 대한 전략적 지분매각에 참여하는 상호 전략적 제휴에 대해 마무리 협상을 진행중이며 이번주중 최종 합의안을 정보통신부에 보고한다는 방침이다.
양사의 이같은 전략적 제휴안에 대해 양승택 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주말 본지 기자와 만나 “정부는 통신시장 구조조정을 위해 M&A, 지주회사 설립, 단순업무 제휴, 전략적 제휴 등 모든 방안을 검토해왔다”며 “그러나 통신시장 특성상 상호출자를 통한 전략적 제휴가 단계적인 방안이지만 가장 현실성 있는 안”이라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동기식 IMT2000에 대한 공동투자 외에 LG와 하나로통신의 파워콤 전략적 지분 공동매입이란 합의안은 양 장관의 평가처럼 LG-하나로통신-파워콤 3자연합을 제시한 정부의 통신시장 구조조정 가이드라인 범주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동기식 사업권을 위한 정부의 행정적 절차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정통부의 고위관계자는 “최근 하나로통신이 LG텔레콤에 동기식 IMT2000에 참여하는 대신 파워콤 전략적 지분매입에 공동으로 참여하자는 내용을 제안, LG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양사가 사실상 합의한 전략적 제휴 시나리오는 동기식 사업자 선정은 물론 향후 통신사업 3강체제 개편을 위해 후발사업자가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구조조정안이라는 점에서 LG텔레콤, 하나로통신이 추진하는 범그랜드컨소시엄은 조만간 통신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양사 관계자들은 “상호 전략적 제휴의 바탕 위에서 유선은 하나로(파워콤 및 데이콤 포함), 무선은 LG텔레콤(동기식 사업권 포함) 주도로 가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구조조정안이라는 데 양사가 공통으로 인식했다”며 “실질적인 내용은 다음주초 구성될 범그랜드컨소시엄 협의회를 통해 지분, 컨소시엄 업체 참여여부, 경영 참여 등 전반적인 문제가 조율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 관계자들은 “특히 정부가 단순한 형태의 사업제휴가 아닌 전략적 제휴, 혹은 합병 등 강력한 결합 의지를 요구해왔던 점을 감안하더라도 양사가 파워콤 지분 공동인수라는 가시적 성과를 얻어냄에 따라 동기식 사업자로 낙점받는 데는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이 파워콤 지분 30%를 공동 인수할 경우 파워콤의 실질적인 경영권 확보가 가능해져 통신사업 전반에 걸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방안에 대해 LG텔레콤과 하나로통신이 양사의 지분을 맞교환하지 않고서도 실질적인 결합, 연합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통신시장 구조조정에 효과적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