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정보화 현장>(3)서울대병원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한 브랜드 파워는 서울의대 서울대병원(병원장 박용현 http://www.snuh.snu.ac.kr)이 1위. 그러나 서울대병원은 실질적인 의료정보화와 고객서비스 만족도에서도 선두라고 장담하기에는 자신이 없어 보인다.

 지난 94년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을 PACS업체 마로테크와 공동으로 국내에서 최초로 성공하는 등 한때는 의료 정보화의 선두주자임을 인정받았지만 방심하는 동안 경쟁병원에 선두자리를 내주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6월에는 서울대병원 노사간의 합의점 도출 실패로 13일간 장기파업을 겪어 병원 이미지마저 얼룩졌다.

 그러나 ‘썩어도 준치’라는 속담이 있다. 서울대병원은 박용현 원장의 지휘 아래 최근 ‘국민과 함께 하는 21세기 초일류병원’으로 재도약하기 위한 의료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병원 경영에 인터넷 경영기법을 도입하는데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풀(full) PACS, 전자차트시스템(EMR), 이동형 원격진료시스템 등 병원 전산 인프라 구축 및 재정비를 통해 국가 중앙병원으로서 중추적 역할을 더욱 확고히 다지는 것은 물론 과거 의료정보화의 명성을 회복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은 지난 6월초 풀 PACS 개통식을 갖고 시험가동을 거치고 있으며 이달 중순부터 수술실과 모든 임상 병동에서 필름없이 디지털영상으로 수술하고 진료하는 것은 물론 교육 및 연구도 수행하는 완벽한 디지털 병원으로 변신한다.

 특히 환자에 대한 처방입력프로그램(OCS)과 PACS간에 보건의료정보전송프로토콜인 ‘HL(Health Level)-7’을 국내 최초로 적용해 타병원과도 환자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의료기관간의 정보 활용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록 경쟁 병원보다 풀 PACS의 구축 시기는 뒤처졌지만 의료계에 새 바람을 몰고 올 이번 풀 PACS를 본격 가동함으로써 의료정보화를 선도하는 서울대병원의 입지가 더욱 확고해지고 방대한 임상데이터를 자유롭게 활용, 서울대병원의 핵심역량인 연구분야 강화에도 한몫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또 병원내 정보시스템 구축 일정의 종착역이라고 할 수 있는 EMR를 도입하기 위해 워크숍을 활발히 개최하고 있다. 단순히 의무기록를 디지털화하는 것이 아니라 차세대 EMR 개발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즉 의무기록을 병원내 진료서비스로 활용하는데 국한하지 않고 국민 건강의 제반 문제에 대한 모든 정보를 포함하는 의료정보지식시스템으로 발전시켜 궁극적으로 유관기관과 타병원에서 교육, 연구, 진료에 활용할 수 있게 하는 토대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 정보통신부의 지원하에 원격진료센터를 주축으로 차세대격인 원격진료시스템도 연말까지 구축할 계획이며 초고속인터넷과 휴대형단말기를 이용해 어디서나 진료가 가능한 이동형 원격진료시스템의 개발을 추진중이다.

 이밖에 서울대병원은 본원의 우수한 인력과 자료를 바탕으로 구매사업, 교육연구, 의료정보 등 각 분야별로 e비즈니스 사업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서울대병원이 지난해 9월부터 올 2월까지 순차적으로 설립한 이지호스피탈(의료용품전자상거래업체), 버추얼엠디(의료콘텐츠서비스업체), 이지케어텍(의료 ASP업체) 등 벤처기업들이 그동안 조직 체계를 갖추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전개하기 때문이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