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0일 재해복구시스템 전면 가동.’
하나은행(행장 김승유)은 지난달말 은행권으로서는 혁신적으로 풀미러링(full mirroring) 방식의 실시간 재해복구시스템을 구축했다.
여기에 투입된 비용은 초기구축으로만 23억원. 한달에 1억3400만원씩의 운영비용을 포함하면 올해 투입되는 비용만 총 30억원에 육박한다.
하나은행은 올해 전체 정보기술(IT) 예산을 1040억원으로 설정했다. 이 가운데 870억원을 시스템 인프라 구축에 사용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이 이처럼 IT투자에 인색함이 없는 것은 후발 합병은행으로서 IT분야에서 만큼은 이번 기회를 통해 선발은행을 추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때문에 최초 도입에 따른 잠재 위험요인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로그방식에서 한발 나아간 풀미러링방식의 재해복구시스템을 선택했다.
첫번째 구축모델인 만큼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구성에도 많은 선례를 남겼다.
예를 들면 기존에 EMC 솔루션을 기반으로 하던 시스템을 히타치 솔루션으로 과감히 교체한 것.
강인성 전산정보본부장은 “광통신방식, 메인프레임 임대, 히타치 솔루션 등 기존에 은행권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방식의 도입으로 진행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가동 이후 지금까지는 결과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나은행의 과감한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하나은행은 지난달부터 가동에 들어간 대외계전용처리시스템(FEP)을 성공적으로 최적화한 후 이를 기업애플리케이션통합(EAI)시스템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EAI는 프로그램의 상호교환이 쉽기 때문에 콜센터의 병목현상을 해소하므로 신정보시스템 도입에 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나은행은 EAI 구축에 30억∼40억원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사업 용역 발주는 오는 8∼9월께로 예상한다.
하나은행은 또 장기적으로는 현재의 전산정보본부를 지주회사내의 계열사로 독립시켜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강 본부장은 그러나 독립문제가 대두되기 전까지는 자체 전산인력의 확충에 우선 힘쓴다는 생각이다. 현재 170여명의 전산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며 이를 250명선으로 늘릴 계획이다.
강 본부장은 하나은행 전산정보본부의 차별적인 강점으로 전산인프라실을 주저없이 손꼽는다.
전산인프라실은 새로운 시스템의 도입을 앞두고 도입 타당성을 검토하는 전산정보본부의 브레인이며 이같은 조직이 모여 구성된 전산정보본부가 하나은행의 IT를 견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인구기자 cl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