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25년간 680건 기술이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오길록)이 지난 76년 개원 이래 지난달 말까지 25년간 기업 등에 기술을 이전한 건수는 총 680건으로 나타났다. 또 95년을 분기점으로 기술이전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9일 ETRI에 따르면 연구성과물이 기업에 이전된 건수는 지난 76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1386개업체에 631건이며 올 상반기에는 82개 업체에 49건의 기술을 이전하는 등 총 1468개 업체 680건이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76년부터 91년까지는 대기업 133개, 중소기업 63개 등 모두 196개 기업에 69건이 기술이전됐으며 92년부터 97년까지 기술이전한 평균건수는 71개 업체에 24건에 불과했다. 그러나 IMF체제에 돌입한 98년부터 기술이전 건수가 급증, 첫해인 98년에는 186개 업체에 108건, 99년 257개 업체에 152건, 지난해 319개 업체에 147건 등을 기록했다.

 이같은 추세는 정부의 기술이전 독려에 따른 공동연구 확대, 지난해 말까지 362회에 걸친 기술이전 설명회, 기술도입비 납부 완화, 상용화기술 애로지원, 기술이전 유관기관과의 협력체제 구축 외에도 벤처창업 붐을 타고 ETRI출신 연구원들이 창업을 하며 자신이 개발한 기술의 우수성을 높이 평가해 대거 이전받은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94년까지만 해도 대기업 기술이전 건수가 총 212건으로 중소기업이 같은 기간에 기술이전해간 114건에 비해 2배에 가까웠으나 95년부터 이같은 현상이 역전되기 시작, 대기업 대 중소기업 기술이전 건수가 95년 25건 대 34건을 기록한 이후 96년 42건 대 62건, 97년 25건 대 109건, 98년 15건 대 171건, 99년 12건 대 245건, 지난해엔 55건 대 264건을 나타냈다.

 기술이전이 가능한 기술수 대비 기술이전 실적 추이를 보면 지난 98년 78%에

불과하던 것이 99년 143%, 지난해엔 125% 등으로 한개의 기술을 1개 업체 이상이 이전해 가고 있어 추후 동일 제품을 놓고 업체간 치열한 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크다.

 기술이전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는 △디지털 이동통신 시스템(CDMA) △전전자식 교환기(TDX) △초고집적 반도체(6MD램)기술 △주전산기 Ⅱ·Ⅲ·Ⅳ △골도전화기 △차량번호판 자동인식시스템 △VoIP를 위한 H.323영상회의 프로토콜 △IP기반의 MPEG4 소프트웨어 영상회의 프로토콜 △MPEG4 비디오폰 소프트웨어 코덱기술 △전자도서 시스템 △인증서 처리 프로토콜 및 검증기술 등이다.

 ETRI관계자는 “기업이 경쟁력을 높이고 기술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원천기술의 조기확보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연구기관의 결과물을 활용하는 방안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벤처기업이 이전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장변화와 기술개발 추이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