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서비스업체들이 지분관계로 서로 얽히며 주가구도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또 전략적제휴를 포함한 지분매각을 추진, 지분구도가 향후 통신서비스업체의 주가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통신서비스업체 중 지분관계가 가장 복잡하게 얽힌 SK텔레콤은 올해 지분문제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26일 한국통신이 이사회결의를 통해 SK텔레콤 보유지분 13.4%(1194만1000주) 중 3∼4%를 매각키로 결정함에 따라 수급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이 곧바로 주가부양을 명목으로 5∼6월에 4% 규모의 자사주매입에 나섰지만 이 기간 한국통신이 한 주도 내다팔지 않아 수급불안은 여전하다.
구현모 한국통신 출자관리팀 부장은 “SK텔레콤의 현 주가수준이 낮아 당장 보유주식을 내다팔기는 힘들다”며 “주가수준이 높아지면 장내나 장외에서 이사회결의 사항대로 매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통신은 SK텔레콤 지분매각을 결정하기 전에 SK텔레콤측에 NTT도코모와의 전략적지분 매각분에 일부를 끼워 팔아달라고 요청했으나 SK텔레콤이 여타 주주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들어 이를 거부함에 따라 한때 감정적인 문제로까지 번지
기도 했다.
SK그룹은 SK(주)와 SK글로벌이 보유중인 SK텔레콤 주식 1292만7140주(14.5%)의 매각을 추진중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 전략적지분 매각은 SK와 NTT도코모가 주당가격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그동안 난항을 겪었으나 최근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달내 본계약이 성사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증시에서 외자유치 재료가 너무 많이 알려지고 주가에 반영되면서 계약이 체결되더라도 약발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양종인 동원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SK텔레콤과 NTT도코모간 전략적제휴가 성사되더라도 과도한 재료노출로 주가상승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오히려 시장기대감이 높은 상황에서 계약이 연기될 경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은 보유중인 하나로통신의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혀 통신서비스사업자간 지분구도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4일 “보유중인 하나로통신 주식 1616만7710주(6.12%)를 장외에서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해를 불사하고라도 주식을 팔아넘길 태세여서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정승교 LG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의 하나로통신 지분매각은 장외매각으로 하나로통신의 주가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지배구조를 단순화시켜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SK텔레콤도 하나로통신을 정리하고 파워콤만 전략적인 형태로 가져가면서 모바일분야에 더욱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통신은 지난달 28일 해외 주식예탁증서(DR)를 마무리하며 지분구도에 변화를 가져왔다. 한국통신은 이번 DR 발행으로 정부지분을 종전의 57.9%에서 40.1%로 낮추었으나 전략적지분 매각(5%)을 제외한 나머지 국내매각분 35.1%에 대한 구체적인 처리방향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 수급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통신은 지난 2월 정부소유 지분 14.7%(5097만주)의 국내 매각을 실시했으나 전체 매각물량의 6.5%에 불과한 333만주만을 파는 데 그칠 정도로 국내 매각에 대한 전망은 밝지 못한 상황이다. 반영원 굿모닝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한국통신 나머지 지분매각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기 전에는 한국통신이 수급불안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통신은 또 5%의 지분을 넘기는 조건으로 마이크로소프트와 전략적제휴를 추진중이다. 일부 보도를 통해 이달중 마이크로소프트와 전략적제휴를 체결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한국통신은 아직까지 확답을 미루고 있다. 남중수 한국통신 재무실장은 공시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와) 전략적제휴를 검토하고 있지만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오는 12월까지 결과에 대해 재공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지분매각을 포함한 전략적제휴는 사업적인 시너지효과외에도 정부의 보유지분 처리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한국통신의 적극적인 추진이 예상된다.
LG텔레콤도 2대주주인 브리티시텔레콤 보유지분 21.7%의 매각방침을 확정한 상태여서 지분구도의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캐나다의 TIW 등 해외업체들과도 외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데다 동기식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사업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 갈수록 복잡한 지분구도를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